경기도, 구축비 등 10억 투입 불구 대다수 작품 행사종료후 반환
기로고간도 타용도로 전환 예정

경기도가 ‘경기’(京畿)라는 지명의 정명(定名) 1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추진하는 ‘경기천년 기록관’ 조성사업이 일회성 이벤트로 그칠 전망이다.

천년경기 역사의 지속적인 보존·전승이라는 목적이 무색한 2개월 짜리 단기 전시사업으로 전락해서다.

5억 원을 들여 조성하는 기록관은 오는 10월말 이후 용도가 전환되며, 아카이브전(展)에 활용되는 대다수 작품들도 작가들에게 반환돼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도는 올해 경기천년사업의 일환으로 ‘경기천년 아카이브(기록관)’를 오는 8월 30일부터 10월 30일까지 두 달간 경기상상캠퍼스(구 농생대 부지)에서 운영한다.

도서관(Library)과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기능을 통합한 라키비움(Larchiveum) 형태로 조성되는 경기천년 기록관은 지난해와 올해 추진된 경기천년사업 전체 콘텐츠의 체계적 기록화와 및 자산화를 목적으로 한다.

도는 이 기록관 조성을 위해 구축비 5억 원과 경기천년 아카이브전 전시작품 제작비 5억 원 등을 투입한다.

하지만 당초 사업목적과 달리 경기천년 기록관은 정명 천년을 기념하는 올해만 운영되는 ‘반짝 아이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0월 30일로 예정된 행사기간 종료 이후 기록관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기록관으로 사용되는 경기상상캠퍼스내 유휴공간은 이날 이후 다른 용도로 전환될 계획이다.

아카이브전에 전시됐던 작품들 또한 5억 원에 달하는 제작지원비에도 불구하고 전시기간 후 소유권을 지닌 작가들에게 반환된다.

그외 책자와 영상물 등 미반환 자료들은 일부는 경기도미술관 창고로, 일부는 경기문화재단 사무실에 보관된다.

결과적으로 라키비움을 표방한 기록관은 올해가 지나면 공간과 콘텐츠가 모두 사라지는 일회성 전시행사에 그치게 되는 셈이다.

도와 문화재단은 2019년도 사업으로 60억 원 규모의 별도 경기천년기록관 조성사업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예산에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 경기천년사업의 모든 예산은 올해까지만 계획돼 있어서다.

이에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내년에 상상캠퍼스내 3층 폐건물인 임산학관을 활용해 경기천년기록관을 조성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올해는 시범사업 형식이다. 경기천년 기록관이라는 명칭이 쓰여 건물 조성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전시관 정도로 보면 된다”고 해명했다.

황영민·오정인기자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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