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이 임박한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순찰차에서 무사히 아기를 낳았다.

16일 동두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동두천시 생연동의 한 주유소에서 순찰차에 기름을 넣던 소요파출소 소속 김선경 경위와 장진우 순경에게 승합차한 대가 다가왔다.

차 안에는 남편과 임산부가 타고 있었다. 남편은 자신의 아내인 김모(41·한국국적·필리핀에서 귀화)씨가 출산이 임박했는데 주말이라 차가 너무 막혀 옴짝달싹 못 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처음에는 의료장비가 갖춰진 119구급차를 이용하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도로 정체가 너무 심해 구급차를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경위는 도착 예정 병원인 포천 의료원에 연락한 후 김씨를 순찰차 뒷좌석에 태우고 출발했다. 병원까지 거리는 약 20km, 가는 길에 급커브와 고개가 다수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출발 10분 만에 김씨는 순찰차에서 출산했다. 다행히 산모는 의식을 잃지 않았고 태어난 아기도 육안으로 봤을 때 건강해 보였다.

최대한 신속히 순찰차를 몬 경찰은 출발 13분 만에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신생아와 산모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들은 후에야 가슴을 쓸어내린 김 경위는 남편에게도 전화해 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다고 알렸다.

경찰 관계자는 “임산부가 순찰차에서 출산까지 했음에도 경찰관들이 당황하지 않고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해 다행”이라며 “산모에게 화환을 보내 건강한 아이 출산을 축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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