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조명·진입도로 등 설치… 자금사정 이유 5개월간 미지급
업체들 공사 중단·무기한 농성

▲ 16일 오후 2시께 레이크힐스 용인 골프장 내 진입도로 및 조명타워 등 공사 등을 맡은 하도급 업체 관계자들이 골프장 앞에서 "체불 공사대금 즉시 지불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사 발주처이자 골프장 운영을 맡고 있는 일송개발㈜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총 11억여 원에 이르는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사진=노민규기자
"영세업체 죽이는 레이크힐스는 각성하라! 체불 공사대금 즉시 지불하라!"

레이크힐스 용인 골프장이 조명타워 및 진입도로 공사 등을 진행하면서 하도급 업체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 해당 업체들이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16일 레이크힐스 용인 골프장(이하 레이크힐스)과 관련 업체 등에 따르면 골프장 운영 법인인 일송개발㈜이 발주처로 나서 지난해 8월부터 골프장 내 조명타워 설치공사, 진입도로 공사를 비롯한 특고압 및 통신선로 이설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골프장 코스 내 LED 조명타워 설치공사는 하도급 업체인 화영전기㈜가 수급업체인 삼대전력㈜과 계약을 맺고 공사가 진행됐다.

통신선로 이설공사는 일송개발이 발주해 삼대전력과 계약을 체결해 지난해 11월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또 진입도로 공사는 발주가 일송개발, 기성건설㈜이 하도급을 맡아 지난달 준공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일송개발이 회사 내부 자금문제를 이유로 지난해 11월부터 모든 공사비 지급을 미루면서 업체들이 전격 공사를 중단, 지난 주말부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조명타워, 통신선로 이설, 진입도로 공사 등과 관련해 각 업체에게 지급됐어야 할 공사비 11억여 원이 지급되지 않아서다.

실제 삼대전력과 기성건설이 지급받지 못한 공사비는 각각 2억5천여 만원, 8억5천여만 원에 달한다.

이에 업체들은 노무비 지급을 위한 담보대출은 물론 재산 압류까지 당한 상태다.

또 새로운 공사를 수주했음에도 자금 여력이 없어 일감을 다른 업체에 넘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송개발은 업체들과 수차례에 걸쳐 공사비를 지급하겠다는 약속만 반복할 뿐 아직까지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실제 업체 관계자들은 지난달 서울 본사 사무실을 찾아가 일송개발 대표 관계자로부터 지난달 말까지 공사비 일부인 3억4천여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확약서를 받았지만 이마저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근로자 노무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밀린 공사비를 받는다해도 기울어진 회사를 되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공사비 지급이 관철될 때까지 골프장 앞에서 시위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송개발 관계자는 "현재 사내 유동성이 부족해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공사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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