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농업분야에서 농업 R&D(품종개발)와 생산자 단체, 가공ㆍ유통 업체가 연계하여 농가의 안정적 소득증대의 길을 열어가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2017년 두유용 가공 적성이 우수한 녹색 콩 “녹풍”을 개발하였다. 생산자단체인 파주장단콩연구회(회장 이호규)는 녹풍콩 재배단지를 조성하여 오산시 마을기업인 잔다리마을공동체(대표 홍진이)에 녹풍콩 11톤을 7,000원/kg의 가격으로 납품하였다. 이로써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두유 가공과 유통이 이뤄지는 계약 재배 협력 체계를 시범적으로 추진하여 그 규모를 점점 확대해가고 있다.

2018년에는 기후변화 대비 재해 저항성이 높은 “강풍”과 당, 아이소플라본, 비타민E 함량이 높은 “녹풍” 등 경기도원에서 육성한 콩 신품종 계약재배 단지 20ha를 경기도콩연구회가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된 콩은 가공업체와 계약하여 두유, 두부 등으로 가공ㆍ유통하게 된다.

콩은 동물성 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건강식단의 주요 소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여러 연구를 통해 콩에 함유되어 있는 이소플라본, 사포닌 등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이 밝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쌀 적정 생산을 위한 논 대체작물로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가공 용도와 지역 특성에 맞는 전용 품종의 부족, 낮은 기계화율과 관수 시설 미비로 소득이 불안정하여 콩 재배면적은 2013년 7,607ha에서 2017년 4,343ha로 매년 감소해 왔다. 그러나 1인당 콩 소비(kg/년)는 2013년 7.9kg에서 2016년 8.0kg로 줄지 않고 있으며, 결국 국내 재배면적감소에 따른 소비 부족분을 수입 콩이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경기도 콩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현대사회의 협업, 거버넌스, 네트워크라는 기본 특징을 경기 농업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농업 연구와 산업화에서도 서로 다른 다양한 주체가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가야 한다.

가격 변동 없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여 농가소득을 증진할 수 있게 생산자 단체와 가공업체의 계약재배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첫째, 농업 R&D가 강화되어야 한다. 콩 계약재배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가공적성이 우수한 지역브랜드 콩 육성 및 가공 적성 연구 등의 분야에서 농업 R&D가 더욱 전문화 되고 다양화 되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계약 재배단지 조성과 운영의 주체인 지역별 콩연구회 등 생산자 단체의 조직역량 제고와 의식 개선이 요구된다.

셋째, 생산자 단체와 가공업체 간에 공급 물량 및 가격, 대금 결재조건 등 계약서의 세부조건 명시와 철저한 이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계약재배 전 과정에서 경기도원, 시군농업기술센터 등 농촌진흥기관에 의한 품종과 영농 특성에 맞는 재배 컨설팅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각 참여주체와 연구기관은 원료 콩 생산비 및 소득분석을 실시하여 공급 가격 결정을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원료 콩의 손익분기 시나리오와 성공모델을 만들어 현장에 적용하며 계속 수정 보완을 해야 한다.

여섯째, 계약재배 원료 콩 수매 시 정책자금 확대, 원료 콩 저장시 저장비용과 가공시설 지원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산자 단체와 가공 유통업체간의 신뢰와 이해가 계약재배사업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생산자와 가공업체간의 계약재배는 농민과 가공업체가 함께 win-win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이며, 경기도에서 육성한 콩이 경기도에서 생산ㆍ가공되어 경기도민이 건강한 먹거리를 즐기는 건강한 경기도의 초석이 될 것이다.

조창휘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장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