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부터 개(犬)를 마루밑에나 마당에 묶어 두고 먹다 남은 잔반(殘飯)을 주며 집을 지키는 용도로 키워왔지만, 세월이 변하고 풍요로운 시절이 되면서 가정 또는 응접실에서, 공원 거리에서 귀엽고 이색적으로 꾸민 멋진 개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개는 인류 최초의 가축(家畜)이다. 개를 집안에서 길들인 것은 BC1만년 전이라고 한다. 개는 늑대나 하이에나 자칼로 분류하지만 흔히 개과로 불린다. 늑대와 같이 야생이었던 개는 오랜 세월속에 사람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영리해졌으며 여러 종류의 개들과 다양한 교배(交配)로 전 세계적으로 400여 종이 되었다. 집안에서 키우던 개들을 정서적인 품성으로 기르다 보니 생활의 감정에 따라 애완견(愛玩犬)으로 부르다가 지금은 반려견(伴侶犬)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기르다 싫증이나 내다버리면 유기견(遺棄犬)으로 부른다. 애완견과 반려견 그리고 유기견은 한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애완견은 사랑 애(愛)자에 희롱할 완(玩) 개 견(犬)이다. 요즘 흔히 쓰는 말로 성희롱이란 말에 인용(引用)되고 있다. 예의도 없이 언어와 행동을 취한다고 할까. 실(實)없이 놀리며 가지고 논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반려견으로 격상(格上)하여 방안에서 기르며 한 이불에서 가족같이 생활한다. 개팔자가 상팔자가 되었다. 반려견이라 하면 짝 반(伴) 짝 려(侶) 개 견(犬)으로 반 짝을 찾아 둘이 한 짝이 되는 것이다. 개를 통해 가족들은 외로움과 갈등에서 벗어나 같이 생활한다고 해서 반려견이라 하고 한 식구 취급을 한다. 그러다가 개주인의 배신으로 상팔자에서 개팔자로 다시 격하(格下)된 유기견이란 까칠 유(遺)자에 내다버릴 기(棄)자를 쓴다. 포기하다, 그만두다 란 뜻이다. 대부분 개를 기르다가 싫증나면 멀리 갖다 버리고 온다. 가까운데 갖다 버리면 찾아 올까봐 승용차나 전철을 이용한다. 끝까지 키울 자신도 없으면서 충동적인 감정으로 개를 키우다가 귀찮거나 병에 걸리며 대,소변을 못가릴 때 너무 짖거나 더 좋은 개를 구입할 때, 이사를 갈 때 버리곤 한다. 주인없는 개들이 마을을 배회하며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고 산으로 올라가 바위틈이나 양지 바른쪽에 굴을 파고 자생하며 늘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의 성숙된 퇴행심리의 발로로 인정도 없이 살며 사랑하며 배신하며 버리는 유기견 우리네 인생살이와 뭐가 다른가?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의 개는 현행 동물법에서 월령(月齡)3개월 이상인 개는 주택법상 주택 및 준주택에서 기르는 반려견을 목적으로 기르는 개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애완동물로서 개의 법적 지위는 동물보호법상 적정한 사육, 관리, 학대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만일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처하도록 하며,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학대죄에 포함됐는지 모르지만 유기견 보호법은 조항에 빠져 있다. 요즘 들어 부쩍 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령화, 저출산, 이혼 등으로 1인가구 증가 등 영향으로 반려동물 돌봄은 457만 가구 1천만 명에 달하고 있다. 국민 5명중 1명에 가깝다. 개를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그만큼 위험성도 뒤따른다. 소방재청에 따르면 반려동물 안전사고 환자를 병원에 이송한 경우가 2014년 1천889건에서 2016년 2천111건으로 늘었으며, 해마다 늘어가는 추세다. 집에서 키우는 개,고양이 등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이 동물을 키우면서 지켜야 할 ‘펫 티켓’이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개 주인은 항상 목줄을 채우고 배변 봉투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다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하지만 바꿔 말하면 “다른집 개는 물어요”란 표현이다. 세상에 물지 않는 개가 어디 있는가. 전문가들은 개 주인의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엉뚱하게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안전 대책을 주문한다.

이명수 경기도문화원연합회 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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