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인천시는 ‘2016년 수도권매립지 연장’ 최대 피해자인 사월마을 주민들의 즉시 이주를 진행하라.”

일명 ‘쇳가루 마을’로 알려진 인천 서구 왕길동 사월마을 주민들이 즉각적인 이주를 촉구했다.

사월마을 주민들은 18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매립지 수송로를 통과하는 대형 쓰레기 운반차량들로 질소산화물을 비롯한 각종 분진 및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침출수에 의한 악취 등 환경오염으로 주민들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장선자 사월마을 환경비상대책위원장은 “마을 앞에는 건설폐기물 1천500만톤이 산처럼 쌓여 십수년간 방치돼 있고, 바람만 불면 건설폐기물로부터 각종 유해 미세먼지가 마을로 유입된다”며 “주민들은 20여년 동안 환경오염물질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채 호흡하고, 과일·채소를 키워 수확해서 식재로로 사용해 먹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환경오염이 생명에 큰 위협인지 모른 상태에서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그냥 노환으로 사망한 것인 줄 알았다”며 “몸이 병들고 고통이 생겨도 그냥 아픈 줄 알았으며 계속되는 질병의 고통에 시달렸다”고 하소연 했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는 지난 1992년 2월 에 조성된 것으로, 사월마을에서 1㎞ 떨어져 있다.

2000년대 들어 매립지 인근과 마을 주변으로 대규모 순환골재공장, 폐기물처리업체 28곳을 비롯한 각종 소규모 공장들이 난립했다. 인근 순환골재공장들은 제대로 선별되지 않은 폐기물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소각·분쇄해 각종 유해물질과 미세먼지, 소음, 악취를 발생시켰다.

국립환경과학원과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017년 5월 마을 인근의 토양 오염도를 조사했고, 그 결과 납 21.8~130.6㎎/㎏, 니켈 10.9~54.7㎎/㎏이 전국 평균(각각 29.7㎎/㎏ , 3.8㎎/㎏)보다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주민들은 사월마을 코앞에 1천500만톤의 건설폐기물 병풍산에 어떤 오염물질이 포함됐는지 궁금해한다”며 “건설폐기물에 1급 발암물질인 육가크 롬 등 특정대기유해물질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정한 인본환경법률연구원장은 “인천시는 이 같은 오염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하는데 그동안 관리감독에 소홀히 했다”며 “인천시는 주민들이 충분한 손해배상과 위자료를 지 급받고인간답게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승재 deanbe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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