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사진=연합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무빙 패스트볼 시대’다.

타자들이 ‘플라이볼 혁명’을 외치며 공을 높이 띄우는 데 주력하자, 투수들은 ‘움직이는 공’으로 빗맞은 타구를 만들고자 애를 쓴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31)도 ‘무빙 패스트볼’ 대열에 합류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는 투심 패스트볼을 연마했고,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컷패스트볼(커터) 구사율을 늘렸다.

올 시즌 류현진의 구종 구사율을 살피면 이런 변화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브룩스 베이스볼이 분석한 류현진의 올해 구종 구사율은포심 패스트볼(직구) 28.52%, 커터 23.05%, 투심 16.02%, 커브 16.41%, 체인지업 14.06%, 슬라이더 1.95%다.

메이저리그에 처음 입성한 2013년 포심 54.21%, 체인지업 22.47%, 슬라이더 13.77%, 커브 9.52%를 던졌던 류현진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며 완전히 새로운 투수가 됐다.

무빙 패스트볼의 활용이 ‘포심’까지 살렸다.

류현진의 올 시즌 포심 피안타율은 0이다.

류현진의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90.03마일(145㎞)로 메이저리그 평균인 92.7마일(149㎞)에 미치지 못한다. 포심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지난해 류현진은 포심 피안타율이 0.369까지 치솟아 포심 구사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올해 류현진이 투심과 커터를 섞어 던지면서 포심이 더 빨라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아직 손에 익지 않은 투심의 피안타율은 0.333으로 높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투심 구사는 류현진에게 큰 이익을 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커터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시즌 류현진의 커터 피안타율은 0.250이었다. 올해는 0.214로 피안타율이 더 떨어졌다.

류현진은 구종 변화로 수많은 변곡점을 만들었고, 괴물 투수로 진화했다.

2006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 입단하며 팀 선배 송진우, 구대성에게 서클 체인지업을 배웠고 KBO리그를 평정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해 체인지업 구사율을 22.47%로 높이며 빅리그 무대에 연착륙(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했다. 당시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159였다.

하지만 2014년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익숙해지면서 반격을 가했다. 류현진은 2014년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303으로 치솟자 커브와 슬라이더 비중을 높여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거뒀다.

2015년 어깨 수술 후 길고 지루한 재활을 겪은 류현진은 2017년 컷패스트볼을 무기로 재기(5승 9패 평균자책점 3.77)에 성공했다.

올해는 더 큰 변화를 택했고, 2승에 평균자책점 2.87로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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