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건설사업 기본계획이 지난 3월 29일 고시된 이후 거리에 이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자주 보인다. 인덕원~동탄선은 안양, 의왕, 수원, 화성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에서 원활한 광역통행이 이루어지도록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선이다. 인덕원~동탄간 37.1km 노선에 17개의 역이 신설되는데 인덕원역, 광교역, 영통역, 동탄역에서 각각 지하철 4호선, 신분당선, 분당선, SRT 및 GTX와 환승이 이루어진다. 2026년까지 2조 7천19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건설될 예정인데 지방자치단체는 역사 신설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하는 3천165억 원을 부담하게 된다.

정부가 많은 예산을 들여서 철도를 건설하는 이유는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철도를 이용하도록 유도하여 도로혼잡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다. 경기도는 철도 이용률이 10%로 승용차 이용률 48%의 1/5 수준이다. 철도가 발달한 외국 대도시권과 달리 수도권은 도로 중심으로 교통시설이 확충되었다. 또한 수송용량이 떨어지는 광역버스 위주로 대중교통체계가 이루어져서 주민들이 출퇴근 하면서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철도망을 확충하여 통근·통학 스트레스를 없앨 필요가 있다.

현재 용인시는 흥덕역 설치와 관련하여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흥덕역 설치를 위해 용인시는 1천564억 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용인시의회 승인을 얻지 못하면 국토교통부는 흥덕역을 제외하고 기본계획을 변경 고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용인시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굳이 많은 시 예산을 들여서 설치할 필요가 있는지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노선의 우회로 인해 철도 이용승객의 통행시간이 증가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인덕원~동탄 노선의 흥덕역 구간은 흥덕지구 중심부를 거치느라 볼록하게 튀어 나와 있다. 흥덕역이 국도 42호선 상에 건설되지 않고 흥덕지구 내부를 통과하여 건설됨에 따라 1.5km 우회한다. 철도의 운행속도를 시속 50km라고 할 때 1.5km 우회로 1.8분의 시간지체가 발생한다. 이 구간을 통과하는 재차인원이 상·하행 합해서 2026년 기준 7만 9천 명이라 가정하면 일일 2천370시간의 지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교통 이용객의 시간가치로 5천700원을 적용하면 하루 1천350만 원, 연간 대중교통 이용일 310일을 적용하면 41억 8천만 원의 지체가 발생한다.

흥덕지구에는 3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어 철도 서비스는 필요하다. 흥덕역을 국도 42호선 상에 설치하고 단지와 전철역 사이를 마을버스가 셔틀 형태로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 주민들이 환승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마을버스 배차간격을 짧게 운행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적자는 용인시가 보전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노선을 직선화하면 용인시에서 역사 설치를 위한 추가비용을 1천564억 원씩 부담할 필요가 없다. 이 대안은 수원110역과 떨어진 거리가 짧은 문제는 있다. 따라서 다양한 대안의 장단점을 검토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철도역 접근성이 좋으면 철도 이용도 편리하고 부동산 가치도 상승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다른 이용객들의 통행시간이 늘어난다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주민 각자의 이해관계를 떠나 다른 이용객, 정부의 입장에서는 무엇이 가장 합리적일까 생각해 보면 바람직한 대안이 나올 수 있다.

인덕원~동탄선의 또다른 과제는 편리한 환승이다. 인덕원~동탄선은 인덕원역에서 4호선과 환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당축을 운행하는 광역버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노선이다. 과거 과천 관문사거리~사당역 구간은 가로변 버스전용차로가 효과적으로 운영되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구간이었다. 2016년 7월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 이후 남태령역∼사당역 구간의 교통체증으로 버스 운행시간이 기존 3.7분에서 11.5분으로 증가했다가 최근에 7.3분으로 약간 감소했다. 혼잡한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을 정시성 있는 철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인덕원역에서 환승시간 단축이 매우 중요하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역 신설계획과의 연계, 동탄역 복합환승센터의 환승체계, 동탄2지구 도시철도와의 연계도 중요하므로 실시계획 수립 시 면밀히 검토하여 인덕원~동탄선이 경기 서남부 지역발전을 유도하는 교통시설이 되길 희망한다.

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