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 통합놀이공간 추진… 경기도, 예산확보 어려워 끝내 무산
일반놀이터 무장애 시설 추가… 기존 예산으로는 실행 미지수

매년 4월 20일은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장애인의 날’이다. 또다른 이름으로는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경기도내 곳곳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인한 높은 벽이 남아있다. ―편집자 주

▲ 한국장애인자립센터 총연합회 회원들이 19일 오후 수원시청 일대에서 장애인 정책개선 및 예산확대 촉구 집회를 열고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1년여간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던 경기도의 ‘무장애 통합놀이공간’ 조성사업이 결국 백지화됐다.

1개당 수 억원에 달하는 장애아동 놀이시설의 제작비용과 확보해야되는 사업부지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2016년 7월부터 지난해말까지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통합놀이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했었다.

무장애 통합놀이공간은 진입로와 계단 등을 제거해 휠체어 등의 이동이 편리한 ‘장애물이 없는 놀이공간’이다.

도는 당초 2019년까지 매년 5개소, 총 15개소 조성을 목표로 개소당 3억 원씩 총 45억 원 가량의 도비와 시·군비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 추진 1년여가 지나도록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2017년 7월 25일자 2면 보도) 올해는 사업명 자체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예산을 심의했던 경기도의회는 초기비용의 부담을 이유로 사업계획의 변경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차선책으로 비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누리 놀이터’ 조성사업에 무장애 시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선회했지만 이마저도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무장애 통합놀이시설의 경우 개당 설치비용이 수억 원에 달해 기정 예산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누리 놀이터의 올해 예산은 45개소 조성에 60억 원이 편성돼 무장애 통합놀이시설을 도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무장애 통합놀이공간이 답보상태에 머물자 지자체에서 먼저 나서는 상황에 이르렀다.

실제 수원시는 도와 별도로 지난해 4월 ‘무장애 통합놀이공간’ 조성계획을 수립, 6억 원을 들여 화서동 양지말어린이공원을 리모델링해 도내 최초 무장애 통합놀이공간으로 오는 6월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무장애 통합놀이공간이 도내 31개 시·군 전체에 도입되기는 요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원내 전체 시설을 무장애 통합놀이시설로 조성하는 데에는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지자체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원시와 달리 재정여건이 열악한 시·군은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도 관계자는 “무장애 통합놀이공간 취지와 의미는 좋지만 많은 예산이 들어 단기간 내 추진하기는 어려운 사업”이라며 “아이누리 놀이터 조성사업이 안정화되면 추후 중장기적으로 무장애 통합놀이시설 완비를 목표로 사업을 보완·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정인기자/ji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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