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의 노래’란 뜻을 지닌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입니다.

오디세우스 장군이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10년 동안 온갖 고통과 고생과 모험과 사랑과 방랑 등 고초를 겪으며 고국 그리스로 돌아와 가족과 만나고 아내를 유혹하고 괴롭히던 치한(痴漢)들에게 복수를 하는 영웅의 이야기입니다.

그런가 하면 그리스 아가멤논 대왕이 트로이 전쟁터로 나가자 그의 부인은 아이기스토스란 자와 밀회를 즐기고 전쟁에서 돌아온 아가멤논을 정부(情夫)가 살해 합니다. 이에 아가멤논 대왕의 아들이 자기 어머니와 정부를 죽이는 비극으로 한 집안이 몰락합니다.

작품에서는 오디세우스 부인에게 구혼을 청하는 자들을 건달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들은 명문가의 자제들이고 개인적으로 무예를 비롯하여 지적인 면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지닌 자들입니다.

많은 권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오디세우스의 부인을 차지하려는 자들이 시정 잡배 수준일 수가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니고 있는 힘을 이용하여 자기의 욕심을 채우려고 하는 모습에서 탐욕의 끝이 없음을 증명합니다.

반면 오디세우스의 부인이 자기를 지키려는 모습과 아가멤논 대왕의 부인 같은 모습은 작품 속의 인물이라 해도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간형이라 하겠습니다.

2천80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사람의 마음은 발전적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마음과 나쁜 마음의 경계가 없고 좋은 음식 같지만 그 속에 독약을 넣은 것 같기도 하고 독이 겉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독이 아니고 양약(良藥)인 경우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권력의 양태(樣態)가 고대사회에서 정치권력과 경제 권력의 이분되어 행사하였던 것이 세월이 흐르며 여러 분야로 분산되어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권력이란 독단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상호 관계에서 성립되는 것이어서 권력을 가지면 행사하게 마련입니다.

권력은 개인이 개인에게, 개인이 집단과 사회와 국가에 행사하는 경우가 있고 집단이 개인과 사회와 국가에 행사하기도 합니다. 또 분야 별로 행사하기도 하지요.

어떻든 그 권력은 선한 것이어야 하고 공익에 우선하고 개인을 보호하는 권력이어야 서로의 균형을 유지 할 수가 있습니다.

권력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격과 방어와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되고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나아가 폭력화 하기도 합니다.

권력의 주체가 방어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행사하면 약한 자는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권력 구조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민의가 반영된 권력입니다. 위임 받은 권력은 일방적인 권력 행사를 할 수가 없도록 법으로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권력이 아니라 임무(任務)라고 해야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예로 대통령의 권력이라고 대권(大權)이라고 하다 보니 그 크기와 무게가 엄청나게 느껴지고 법률에 따라 행사 한다지만 그 대권에 대해 조정 통제가 어렵습니다.

민주국가에서는 대권이라고 하기보다 대임(大任)이라고 해야 적절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임무라고 하면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수행해야 하고 봉사하는 의무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없게 됩니다.

직업 사회가 다양해지고 그 직업에 종사자들의 구조가 주종(主從)관계에 놓이고, 계급의 구조라고 생각하다 보니 역할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되었습니다. 따라서 상호 인격적 존중과 인격적 평등 관계로 이루어 질 수가 없습니다. 피지배자는 당연히 약자가 되고 약자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도 없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사례가 많아 졌습니다.

근래 벌어지고 있는 Me too의 처절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안쓰럽습니다. 남성 권력이라는 아주 원시적 권력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고 또 덧입혀진 지배권력으로 인해 Me too의 소리가 땅 속으로 빠져들어가 안타깝기도 합니다.

오디세우스 부인을 탐하려던 모든 건달들이 오디세우스의 칼날에 모두 죽임을 당하는 것처럼 현대의 잘못된 이성지배권력(異性支配權力)을 휘두르던 사람들이 그의 이름과 누리던 모든 분야의 눈 부셨던 성과들이 한 순간에 지상에서 사라지고, 또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고통스럽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오디세우스의 눈길과 칼 끝이 부당하게 행사하는 권력들을 조준하고 있습니다.

세상 누구도 만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 존중 받아야 할 사람들이라는 것을 모든 분야의 권력을 소유한 사람들이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유화웅 시인·수필가, (사)굿파트너즈 이사장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