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재산에 속해 수거 애로… 자리만 차지

인천지하철 각 역마다 설치된 자전거 보관대에 버려진 자전거들이 방치되며 도심지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22일 인천 서구 검암동 검암역의 자전거 보관대.

녹이 슬거나 먼지가 수북히 쌓인 자전거 30여대가 빼곡히 세워져 있다.

자전거에 달린 바구니에 쓰레기가 쌓여 있고, 펑크 난 바퀴에 안장이 빠진 자전거까지 고물상을 연상시킨다.

계양구 귤현동 계양역에 있는 보관대도 마찬가지다. 바퀴가 휘거나 낡고 고장난 자전거 40여대가 곳곳에 쌓여 있다.

이밖에도 귤현역과 박촌역, 임학역, 작전역 등에도 각각 2~5대의 자전거가 먼지에 쌓인 채 놓여져 있고 바퀴가 빠진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역사 인근 상인들과 시민들은 미관상 좋지 않고, 자전거 보관대 이용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민혁(33·계양구 귤현동)씨는 “자전거 보관대에 방치된 자전거가 자리를 차지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선 지자체는 자전거 보관대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에서 도서지역인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8개 구가 지난해 수거한 자전거는 총 830여대다.

지자체는 버려진 자전거에 10~14일 동안 계고장을 붙인 뒤 주인이 찾아가지 않으면 수거를 하고 있지만, 찾아가는 사람 수는 적고, 무상으로 나누어 주기 위해 수리을 하려해도 워낙 파손 정도가 심해 수리을 할 수 있는 경우도 많지 않다.

연수구의 경우 지난해 355대에 계고장을 붙인 결과 주인이 찾아간 것은 49대(13.8%)이고, 2015년과 2016년 수거한 자전거 691대 가운데 수리한 자전거는 30대(4.3%)뿐이다.

복수의 일선 구청 관계자는 “자전거가 주민재산이다 보니까 ‘무단방치’라고 판단내리기 힘들어 선뜻 수거하기가 힘들다”며 “동네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이 오랫동안 방치돼 있다고 민원을 넣을 경우 계고장을 붙이고, 수거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게 자전거 수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deanbe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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