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용인 등 배출요령 변경… 이물질 섞이는 것 방지 목적
관리소 "배출 위한 봉투값 월 20만원 넘게 들어 부담"

▲ 20일 경기 용인의 한 재활용품 선별업체에서 플라스틱 선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

폐플라스틱 수거 중단 사태 이후 직접 수거에 나선 일부 지자체가 플라스틱을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아 수거하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시의 방침에 따라 폐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려면 분리수거 봉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데다 봉투 자체가 또 다른 쓰레기가 되기 때문이다.

22일 쓰레기 분리수거가 이뤄진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700여 세대 규모 A 아파트에는 폐플라스틱을 담기 위한 대형 비닐봉지가 여러 개 마련돼 있었다.

A 아파트는 이달 초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폐플라스틱 수거 거부로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화성시는 폐플라스틱 배출 시 1t들이 포대(톤백)가 아닌 100ℓ이상의 투명한 비닐봉지를 사용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240여 개 아파트 단지에 보냈다.

A 아파트 관계자는 “플라스틱 배출을 위해 길이 90m·폭 1.2m짜리 비닐 롤을 개당 5만 5천원에 구매했다”며 “매주 롤 1개 정도는 소요될 것 같은데, 한 달이면 2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해 부담이 상당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같은 날 분리수거를 한 용인시 기흥구의 500여 세대 규모 B 아파트는 시로부터 폐플라스틱 배출 시 투명한 대형 비닐봉지를 이용해 달라는 공문을 받고도 이전처럼 톤백을 내놨다.

B 아파트 관계자는 “다른 관리사무소들과 봉투 공동구매를 논의하는 중이어서 일단 이전처럼 톤백에 플라스틱을 배출토록 안내했다”라며 “매주 톤백 8개가량의 플라스틱이 나오는데, 앞으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용인 소재 재활용품 선별업체 관계자는 “폐플라스틱을 담은 대형 비닐봉지는 그 자체가 또 다른 쓰레기인 데다, 선별 과정에서 찢기고 섞일 가능성이 커 기존 방식(톤백 배출)이 옳다고 본다”라며 “깨끗한 플라스틱만 수거하려다 보면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버리는 주민과 처리하는 업체 모두 힘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각 지자체는 당분간 투명 봉투를 이용한 수거를 이어갈 방침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안이 보이지 않는 톤백에 플라스틱을 수거해 보면 온갖 쓰레기가 뒤섞여 나오기 일쑤”라며 “아침 바쁜 시간대에 집게 차로 톤백을 엎고 플라스틱을 일일이 골라내기도 어려워 최선의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봉투를 이용한 수거 방식은 플라스틱 선별률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로썬 집게 차 등 장비가 없어 사람의 힘으로 들 수 없는 톤백 수거가 어려운 만큼 추후 논의를 거쳐 수거 방식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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