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연합

“(세계랭킹 1위가)올해 목표는 아니었지만 좋은 플레이에 대한 선물 같아서 좋다”

‘골프 여제’ 박인비(30)가 2년 6개월 만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박인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JTBC LA오픈(총상금 150만 달러)을 공동 2위로 마감했다.

LPGA 투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인비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 대회에 출전하기 전까지 박인비의 세계랭킹은 3위였다.

박인비가 정상 자리를 탈환한 건 2015년 10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2013년 4월 처음으로 세계 1위가 된 박인비는 이듬해 6월까지 승승장구하며 랭킹을 유지했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뒤 2014년 10월 되찾는 저력을 보였다. 그 이후에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자리다툼을 벌였고, 2015년 10월을 마지막으로 1위에서 멀어졌다.

여제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16시즌 LPGA 투어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 1라운드에서 허리 부상으로 7오버파에 그쳤고, 결국 대회를 포기했다. 부상을 딛고 그해 3월 기아클래식에서 2위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손가락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왼손 엄지손가락 부근 인대가 늘어나 스윙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두 대회를 잇따라 기권해야 했다.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의 아쉬움을 삼켰다. 리우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실전 점검을 위해 참가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서도 컷 탈락했다. 박인비는 우려 속에서도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해도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3월 LPGA투어에서 개인 통산 18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나 8월 브리티시오픈에서 허리를 다쳐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지난달 뱅크 오프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으로 재기의 신호탄을 쏜 박인비는 ANA 인스퍼레이션 준우승, 롯데챔피언십 3위,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중국의 펑산산을 끌어내리고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박인는 이번 시즌 LPGA 투어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인비는 대회를 마치고 “세계 랭킹 1위가 올해 목표는 아니었는데 좋은 플레이에 대한 선물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격차가 별로 없어서 매주 순위가 바뀔 것 같다. 랭킹보다는 내 골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26일부터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메디힐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은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돌아갔다. 쭈타누깐은 전 세계랭킹 1위 에이랴의 언니로 LPGA투어에서 자매가 우승한 건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샬로타 소렌스탐 이후 두 번째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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