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기간 인구 12만명 돌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 지역의 강산이 한번 변할 동안 지역민들과 함께 해온 경기도내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있다.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역민과 함께 해온 단체장들은 3선 제한으로 오는 6월이면 정들었던 시장·군수실을 떠나게 된다.

6·13 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쉽지 않은 3선 고지를 점령해 지역 발전을 이끌어온 단체장들을 만나 12년의 성과를 되돌아 본다.

지역민들이 궁금해 할 3선 시장·군수의 그간의 성과와 소회,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주


모두가 ‘1등 지자체’를 만들겠다고 외칠 때 ‘특별한 지자체’, ‘단 하나’의 지자체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을 목표로 12년간 양평군과 함께 해 온 김선교 군수.

2007년 4·25 재·보궐선거를 통해 무소속으로 군수에 당선된 그는 내리 3선을 연임했다. 양평군에서 25년의 공직생활을 했고, 군수로 12년을 지냈으니 양평 구석구석을 잘 알고도 남는다.

밀착행정이 그래서 가능했는 지도 모른다. 간부회의를 없애고 현장을 발로 뛰며 양평의 발전상을 그려냈다.

김 군수는 양평을 건강과 힐링, 행복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만들었다. 양평이 좋아 양평군민이 된 ‘선택형 주민’들의 증가로 인구 늘리기 정책에 성공했고, 주민 스스로 지역 발전의 역량을 키워가는 행복공동체 지역만들기를 정착시켰다.

김 군수는 “민선군수가 제대로 된 정책을 펼치려면 10년은 필요하다”며 “양평만의 지역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지역의 롤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져 보람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뚝심있게 정책을 추진해 ‘양평’의 이름을 한단계 격상시킨 김 군수를 24일 만났다.

다음은 김 군수와의 일문일답.



Q. 12년간 양평군과 함께 했다. 소회는?

A. 쏜살 같이 시간이 지나갔다. 늘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면 아쉬움이 많다. 3선으로 물러나야 하지만 한번 더 한다면 양평이 확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양평군에 가장 적합한 비전과 목표, 그리고 전략을 세워 쉼 없이 달려온 결과 많은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군민과의 약속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일선 현장에서 군민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했다. 2007년 당선된 이후, 지역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으로 주민불편 해소와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지난 4월 2일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발표한 전국 시군구청장 공약이행평가에서 3년 연속 최고등급인 SA등급을 받았다. 군민들이 군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힘을 모아준 덕분이다.



Q. 온리-원(only one) 양평을 꿈꿨다. 어느 정도 만족하나?

A. 대한민국은 진정한 지방분권 국가가 아니다. 전국 226개 지자체에 대한 매뉴얼이 같으니 중앙정부가 모든 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지자체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장치를 만들어 놨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도시나 테마공원을 만들어도 빛을 못본다.

올레길, 아침고요수목원, 남이섬 등 법인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곳에 관광객들이 더 많이 몰린다.

그래서 양평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특색있는 정책을 만들고자 했다.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을 추구한 이유다.

독특한 양평,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양평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Q. 온리-원(only one) 양평이 되기 위해서 앞으로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A. 주민 간의 화합이다. 일본의 경우 행정조직 편제가 지속되고 행정과 소규모 지역사회를 매개로 하는 새로운 혁신적인 장치를 오래 전부터 마련해왔다. 그중 하나가 지역주민들이 화합해 마을별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양평은 청정구역에서의 주거생활이 가능하고 교통개발로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외지인들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강상면, 서종면, 지평면, 청운면 등 전원주택이 대거 들어서면서 교수, 예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경남 남해 독일마을과 유사한 제2의 독일마을도 양동면 일원에 조성된다. 진입하려는 외지인이 늘고 있어 마을 원주민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숙제다.

원주민과 외지인이 화합을 해야 한다. 그래야 양평의 발전이 있고, 미래가 있다.



Q. 군민 행복을 위해 소통을 중요시 했다.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A. 양평군민의 의식을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주민 간 화합을 통해 지역을 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했다.

‘행복공동체 지역만들기’가 그것이다. 주민 스스로가 행복공동체 건설을 주도한다는 취지로 주민이 정책 입안부터 결정, 집행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마을에 임의로 예산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지만 조례에 따른 합당한 절차를 거쳐 군 의회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려 무죄 확정됐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행복공동체를 통해 주민들 간 화합 문화를 정착시킨 것이 기억에 남는다.



Q. 재임기간 중 가장 큰 보람과 아쉬움을 꼽는다면?

A. 자부심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해왔다. 어느 하나 보람되지 않은 일이 없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인구 증가를 꼽고 싶다.

2007년 인구가 8만2천명에 머물던 지역이, 11년이 지난 지금 12만명을 넘어서는등 매년 평균 3천여 명 이상이 증가했다. 그만큼 ‘양평’이 살고 싶은 도시로 자리잡았다는 단적인 증거다.

다만, 양평군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정부와 중앙부처의 결단이 필요한 다양한 사업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행정구역 위주의 불합리한 규제로 인해 양동면 지역은 인접한 문막에 비해 발전이 저해됐고, 전국 유일하게 읍 소재지에 위치한 20사단 종합훈련장의 사격 훈련으로 인해 주민들이 소음과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수도권 2천500만 명의 식수를 공급하는 상수원 보호구역의 역할 수행에 수반되는 규제로 인해 수십여년 동안 더딘 지역발전을 감내하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균형발전 정책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 중 하나다.



Q. 양평군 인구 증가가 단연 돋보이는데?

A. 재임기간 동안 인구가 4만여명이 증가했다. 작은 지자체의 군 단위 만큼 늘어난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까운 사람을 즐겁게 하면 멀리서도 찾아온다’(근자열 원자래)는 군정 철학을 바탕으로 900여 명의 공직자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다.

또한, 어쩔 수 없이 양평에 살아야 하는 ‘숙명형 주민’보다 살아보고 싶어서, 양평에 살면 행복할 것 같아서 찾아오는 ‘선택형 주민’을 유치하고자 펼치고 있는 다양한 정책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시대의 화두인 건강과 힐링, 그리고 행복이 공존하는 지역을 만들고자 추진하는 ‘헬스투어’와 ‘행복공동체 지역만들기’, 쉼을 통한 재충전과 삶의 활력을 되찾고자 추진하는 ‘쉬자파크’, 첫째아이 200만 원부터 여섯째아이 2천만 원까지 지급하는 파격적인 ‘출산장려금’과 맞춤형 출산·보육 정책,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적 지원 시스템 등도 인구 유입에 한 몫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 7기 양평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A. 지금의 양평은 미래 후손들이 더 행복하게, 더 즐겁게 살아가야 할 ‘행복 공동체’로 만들어 나가야 함을 잊지 않고 있다. 군민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건강행복 도시’의 기틀이 잡히고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장수 100세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보건복지프라자, ‘건강+힐링+관광’의 선두주자 ‘양평헬스투어’ 등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지역사회로 거듭나고 있다.

당장의 가시적인 사업 성과보다는 주민이 진정한 주인으로 자리잡는 ‘주민 주도의 행복공동체’ 실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군수 한 명의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며, 12만여 군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조언이 필요한 사항이다.

행정이 관 주도로 진행되는 시대는 끝났다. ‘주민이 진정한 지역의 주인’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건강하고 즐거운 양평’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Q. 군수실을 걸어 나가 어떤 일을 할지 궁금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A.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을 자주 다니며 공부할 계획이다. 체류기간이 오래 걸리는 선진국 보다 지방분권이 잘돼 있는 일본을 방문해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대해 연구할 생각이다.

마을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가나자와, 축제로 유명한 샷포로 등을 자주 찾아 지역발전의 면면도 살펴보고 싶다.

또한, 앞으로 2년 동안 자유한국당 여주·양평 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발로 뛰겠다. 늘 지역주민들과 가까이 하며 소통하겠다.



Q. 마지막으로 군민에게 한말씀.

A. 처음 양평군수로 당선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양평의 어려운 현실을 가슴에 품고, 지역발전을 위해 매진해왔다.

당장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50년 후, 100년 후의 양평이 정말 살기 좋은 곳, 누구나 살고 싶은 곳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군수 한 명의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12만여 군민의 관심과 애정 어린 조언이 있어야 한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얼마 남지 않은 임기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이 행복한 곳, 건강하고 즐거운 양평’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대담=박현정 지역사회부장

사진=김금보기자





He is.

양평 옥천 출신으로 1980년 10월 양평군 서종면에서 21세에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사무관, 옥천면장, 본청 문화공보과장, 용문면장, 양서면장 등을 거쳐 2007년 2월 명예퇴직했다.

25년간의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만 45세의 나이에 군수에 도전했다. 너도 나도 정당의 공천을 받아서 출마했던 2007년 4·25 재·보궐선거에 뛰어들어 당당히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무소속 당선의 돌풍을 일으킨 그는 민선 4기에 이어, 5기, 6기까지 3선을 연임했다.

젊은 군수로 열정적 활동을 하며 경기도 동부권시장군수협의회 회장, 전국청년시장군수구청장회 회장도 역임했다.

▶생년월일 : 1960년 9월 18일

▶고향 : 양평 옥천

▶좌우명 : 근자열 원자래(가까운 사람을 즐겁게 하면 멀리서도 찾아온다)

▶좋아하는 책 : 지방자치 가슴으로 해야 한다

▶관심 분야 : 지방분권

▶가장 잘한 일 : 양평을 발전시킨 일

▶좋아하는 일 : 나무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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