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가 최근 3년간 1만7천여 건에 달하는 디지털기기를 분석하는 등 사건 해결의 ‘만능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남부청은 범죄를 해결하는 데 주요 단서가 되는 디지털기기 분석을 강화하고자 2007년부터 휴대전화, CCTV, 블랙박스 등을 분석하는 디지털포렌식 담당 부서를 개설, 운영중이다.

디지털포렌식계 분석관 17명은 IT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대부분 특별채용돼 근무중이다.

이들은 고성능 컴퓨터인 워크스테이션, 복원 소프트웨어, 복제기 등 각종 포렌식 장비를 활용해 사건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사건발생이 모바일, CCTV 등 각종 전자기기와 밀접해지면서 디지털포렌식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양평에서 NC소프트 대표의 장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자 분석팀은 피의자 차량을 수색했다.

피의자의 명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고, 블랙박스 영상도 전부 삭제된 상황이었다.

이에 분석관들은 작업을 통해 삭제된 5시간40분가량의 영상을 복원했고, 피의자가 범행 10일 전부터 광주·양평 일대를 돌며 범행을 저지를 장소를 물색했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계획된 범죄임을 입증했다.

디지털포렌식의 중요도가 커지며 분석관들이 처리·분석하는 기기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기기 4천700여개를 확인했던 디지털포렌식계는 2016년에는 23% 증가한 5천800여개를, 지난해에는 6천200여개를 밝혀내는 등 수사 진행에 있어 교통정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성과에도 인력과 장비는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지역 특성상 전국에서 손꼽힐 만큼 분석 요청이 많은데다, 예산과 인력이 충원돼야 각종 사건을 더 세밀하고 집중력 있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보윤 경기남부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장은 “분석관들의 노력으로 평균 16일가량 소요되던 분석 기간을 현재는 절반으로 줄였다”며 “신속을 요하는 사건이 많은 만큼 신속·정확하게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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