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북측 넘어가 악수…"각본 벗어난 보기 드문 순간"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인사한 후 함께 북측으로 넘어가고 있다. 두 정상은 바로 남측으로 넘어와 환영식장으로 이동했다. 연합

외신들은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어떤 성과가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회담장 안팎에서 연출되는 숱한 명장면들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북한의 지도자가 사상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고 남북 정상이 휴전선에서 손을 맞잡는 순간부터 역사에 기록될 만한 주옥같은 모습들이 카메라에 쉴새 없이 포착돼서다.

 영국 BBC 방송은 "오늘 회담에서 나온 모든 사진이 주목할 만하다"고 보도할 정도였다.

 그중에서도 두 정상이 사전 계획과 달리 북측 땅에서도 함께 악수한 장면이 이날의 최고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남측 땅을 밟은 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측으로 함께 넘어가자는 '깜짝 제안'을 하고 문 대통령이 즉석에서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라고 하자, 김 위원장이 MDL을 넘어온 뒤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어 시나리오에 없던 장면이 즉흥적으로 연출됐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호주 ABC뉴스는 "(김정은이) 훨씬 더 경험 많은 한국 지도자의 의표를 찌른 것으로 보인 순간"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망설이자 젊은 김정은이 손을 잡고 함께 경계선을 넘어갔다"고 묘사했다.

 호주 ABC뉴스는 "각본을 벗어난 보기 드문 순간"이라면서 "해외에서 조롱받고 희화화되는 젊은 지도자가 중압감이 큰 이벤트에서 세련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김정은이 각본을 벗어났다"면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북측으로 초대한 것과 관련해 "각본에 없는 순간으로, 그렇지 않았다면 고도로연출된 장면"이라고 보도했다.

 대다수 주요 외신들은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김 위원장이 처음 한국 땅을 밟고 문 대통령과 악수한 뒤 남북 정상이 함께 북측으로 다시 넘어가 포즈를 취하는 영상을 배치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DMZ에서의 외교 댄스"라는 제목으로, 워싱턴포스트(WP)는 "역사를 향한 걸음"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해당 영상을 소개했다.

 BBC는 영상에 자막을 달아 당시 상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BBC는 남북 정상이 예정된 포토타임을 마치기 직전 "그러나 이 역사적인 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측으로 함께 월경해 다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김정은이 제안을 했다", "이제 그들은 북한에서 악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또 남북 정상이 손을 꼭 잡고 걸어가는 사진, 전통의장대에 둘러싸여 함께 걷는 사진, 정상회담 직전에 다시 악수하면서 파안대소하는 사진 등을 비중있게 배치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동행도 상당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국 CNN 방송은 "김정은의 여동생이 남한으로 돌아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부부장이 유일한 여성 배석자라고 전하고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의 얼굴이 됐던 김여정이 석 달 만에 두 번째로 방남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도 "김정은의 여동생이 이목을 끌었다"면서 "김정은 정권의 참석자들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로 떠올랐다"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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