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재주복가재주(水可載舟 亦可覆舟)’. 중국 후한시대에 나온 고사 성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후한서 황보 규전에서 공자의 말을 인용한 이 뜻은 물과 같은 민심을 잃지 마라는 의미다.

현재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에 어울리는 말이다.

물은 인천시민, 배는 인천 구단이라 볼 수 있다.

최근 인천 구단의 홈경기는 어수선하다. 구단주와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하는 일부 팬들과 특정 단체의 요구가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수원삼성 경기에서 인천 구단 일부 팬들이 선수에게 욕설을 뱉는 모습까지 보였다.

선수들까지 화를 입기 시작하며 ‘난장판’이 되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봤던 일반 시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이들은 왜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강인덕 대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잘 모른다.

부진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왜 인천 선수에게 마저 ‘나가라’를 외쳤는지도 의아해하고 있다.

매 홈경기 마다 외침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데도 인천 구단이 왜 침묵하고 있는 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인천 구단이 본받아야할 한 사례가 있다.

일본프로축구 시민구단 콘사도레 삿포로다. 구단을 중심으로 지자체, 후원기업, 서포터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 대화를 통해 구단의 미래를 결정짓고 있다. 같은 목표를 가진 콘사도레 구단과 주변 단체들은 2030년까지 1군 선수단 구성원 70% 이상을 유소년 출신으로, 지도자의 50%를 구단 선수 출신으로 채울 장기적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에는 구단의 흔들리지 않는 의사 결정 체계가 한 몫 한다.

대화에 참여하는 이들 중 인사 청탁, 부정, 월권행위가 발생할시 ‘콘사도레 커뮤니티’에서 제외된다.

일본 시민구단들 대부분 이와 비슷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일본 2부 리그의 한 구단은 주주, 지자체 일부가 구단 수뇌부에 인사 청탁을 시도했다가 적발돼 해당단체의 의사결정권을 박탈한 사례도 있다.

반드시 일본 시민구단과 같을 필요는 없지만, 인천 구단은 의사결정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철학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가족단위로 홈경기를 찾는다는 최복순(69)씨가 인천 구단에 하고 싶은 말을 간결하게 전해줬다.

최씨는 “주주, 응원단 그런거 몰라 선수 이름도 모르는데... 다들 포기하지 않으니까 (내가) 오는 거야”라며 “이기면 한주가 행복해”라며 인천 구단의 홈경기를 찾는 대부분 시민들을 대변했다.

당연한 희망사항은 승리뿐이다. 인천 구단이 운영에 0순위로 참고해야할 의견이 최씨 같은 시민들이다.

노력은 인천 구단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팬들과 특정단체 등은 홈경기에서 표현의 자유를 뒷받침 할 근거를 개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이들의 행동에 대한 해석은 ‘시기적 상황’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들이 구단주와 대표이사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를 의식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것이다.

보통 선거철이 지나면 인천 구단, 구단과 관계된 단체들의 요직들의 변경이 주를 이룬다.

한 지역 체육인은 “어차피 바꿀 텐데 지금 굳이...”라며 혀를 찼다.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인천 구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라는 것을 지울 수 없다.

현재 6·13 지방선거에 나설 인천시장 후보들은 향후 인천 구단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인천 구단 홈경기에서 구단주, 대표이사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출마자들에게 ‘인천 구단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우리와 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는 지역 정계의 해석도 있다. 한 외부세력은 인천 시장 후보자들이 결정되면, 정식적으로 그들로 부터 인사 받는 자리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번 선거만의 일이 아니다. 특정단체들은 매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이 위와 같은 관례를 행하기를 바라고 있다.

인천 구단은 시민 것이다. 특정인의 것이 아니다.

‘정신 차리자, 도와주자, 기다리자, 순수하게 응원하자’ 이 같은 표현이 현재의 인천 구단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자 이제는 한마음으로 응원하자.


송길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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