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릴 적 첫 자동차의 기억은 내가 중학교에 갓 입학하여 까까머리였던 시절 짝꿍의 아버님이 소유하시던 ‘브리샤’라는 택시였습니다. 브리샤 택시는 영화 ‘택시 운전사’에 나온 차종으로 그 당시엔 몇 안되는 차종이라 무척 반가웠습니다. 택시지만 한번 얻어 타고 싶은 마음에 짝꿍이 차에 탈 때 따라 타 보려고 짝꿍을 쫓아 다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당시에는 자동차란 아무나 가질 수 없었던 매우 큰 재산이자 부의 상징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

한때 나의 아내는 수동 변속(스틱)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을 자랑스러워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 성능이 좋지 않아 언덕에서 엔진을 꺼지는 일이 흔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자동차의 성능도 좋아지고 세련된 디자인도 많아져 차종의 선택범위도 넓어졌습니다. 요즘은 아예 수동변속 자동차를 찾기 어렵지만 중고자동차 매매단지를 찾아보면 있을까? 아마 각별히 수동변속 자동차를 사랑하는 자동차 매니아가 소유하던 자동차가 아니라면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대중적인 수동 변속 자동차는 거의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자동변속은 필수 편의사양이 되었습니다.

처음 자동차를 구입했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밤새 차량에 흠집이 나질 않았을까? 보고 또 보고 세차도 매주 몸소 닦아 애지중지하게 소유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소중한 차량이 서너해 지나면 관심도 떨어지고 새로운 신규 모델에 관심을 가지게 되지요. 자동차도 수명이 다하거나 여러 이유로 자동차를 처분하게 되면 이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됩니다. 이 똥차를 팔아야 되나 폐차를 시켜야 되나, 또 절차를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하다가 중고자동차 매매상사를 찾게 됩니다. 차량 소유자라면 한번쯤은 중고 차량을 매매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자동차 매매는 한동안 서울 장안동에 대규모 부지가 조성되어 자동차 매매 상권이 형성되었습니다. 이후 자동차 매매 상권은 자연스럽게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임대료가 싼 수원시 평동 일대에 매매상사가 밀집되면서 전국적인 규모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수원시의 명물이 되어 손꼽히는 자랑거리 중 하나 입니다.

자동차를 매매하려면 우선 가격을 흥정하고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후,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여 이전등록을 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인감증명서를 발급 받는 일도 꽤나 까다롭고 번거로울 뿐더러 타인에게 제출하는 것도 꺼림칙한 일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매매계약서도 꼼꼼히 작성해야겠지만 자동차 등록원부에 기재되어 있는 각종 체납, 압류, 저당 등을 해결하여야 이전등록이 가능합니다. 자칫 관리가 소홀한 경우 주정차 과태료가 수십건에 달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또한 본인이 직접 방문접수를 하지 못할 경우 대리인에게 본인의 신분증과 인감도장을 맡기고 위임장도 작성해야 하는 등 절차가 더욱 복잡해집니다.

이러한 불편을 없애고자 수원시에서는 전국 최초로 온라인 이전등록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온라인 이전등록 시스템이란 무 서류, 무 방문으로 원-스텝(One-step, 전자문서, 통합수납 등) 행정서비스를 구현하는 시스템입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하루종일 걸리던 업무(이전등록)를 본인인증과 통합 가상계좌 입금 등으로 불과 수 분만에 편리하게 자동차 이전등록을 할 수 있습니다. 은행업무도 손바닥에 있는 모바일(핸드폰)에서 처리하는 시대입니다.

최광빈 수원시 자동차등록과 매매상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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