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늘 자기라는 아만심(我慢心)과, 손해보지 않으려는 이기심(利己心) 때문에 상대를 받아들일 마음의 공간없이 삭막하게 살아가고 있다.

타인(他人)의 배려와 사랑을 베풀 때, 그 사랑은 내 몸을 온화하게 데워주는 이상의 힘이 되어 빛을 남긴다. 나를 버리고 헌신하는 사람의 등불을 켤 때 인간은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지고(至高)한 사람으로서 품격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세상을 바로보고, 마음의 문을 열자. 그리고 한 박자 느리게 가던 걸음을 멈추고 내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자. 걸어온 길이 보일 것이다. 이 길은 나만이 걷는 길이 아니었다. 그러면 자신만이 아닌 타인과 함께 걸을 수 있다는 타인을 위한 마음의 공간이 있다면 비로소 진솔한 삶을 통해서 사랑이란 생동감이 솟아 날 것이다. 여기 비록 생활은 가난하지만 꽃보다 향기나고 아름다운 마음의 씨앗을 가진 식당 여종업원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미국 뉴저지에서 일하는 두 소방관은 밤이 새도록 화재 진압을 마치고 근처 식당에서 식사와 커피를 마시며 지난밤 위험했던 순간들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계산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계산을 마친 계산서와 함께 다음과 같은 메모가 적혀 있었다. “두 분의 아침식사는 제가 대접할께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가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곳으로 출동하여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해 주셨군요. 두분은 용감하고 듬직합니다. 이사회의 거칠고 힘든 일을 맡아 주셔서 고마워요. 불앞에서 샘솟는 힘과 용기로 무장한 두 분은 훌륭한 사회의 본보기입니다. 오늘은 푹쉬세요. 리즈 올림.” 두 소방관의 대화를 엿듣던 식당 여종업원이 감사의 편지와 함께 아침 식사비를 대납(代納)한 것이다. 감동한 두 소방관은 이 일을 SNS에 올려 주변에 알렸다. 그러다 우연히 두 소방관은 여종업원의 아버지가 5년전 부터 사지(四肢)마비 증세로 탈 수 있는 장애인 자동차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두 소방관은 그녀의 아버지를 위해 모금 활동을 벌였다. 차츰 이 소식이 미국 전역에 알려지면서 단 며칠 사이에 실제로 필요한 1만7천 달러보다 훨씬 많은 7만 달러의 기부금이 모였다. 여 종업원 리즈는 “뜻밖에 소방관에게 감동을 받아 식사를 대접한 것 뿐인데 더 큰 은혜를 받게 되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에게 선(善)을 베푸는 이들, 이런 사람들을 두고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 해야 할 것 같다. 금강경(金剛經)에 ‘어떤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부처님은 ‘보살은 다른 사람에게 베풀었으면 베풀었다는 관념을 두거나 집착하지 말라’고 답변하였다. 중국 춘추시대의 공자(公子)의 인생 철학은 자기 자신을 벗어나서 타인을 위한다는 깊은 선의가 들어 있다. 즉 공자의 선은 사회화된 보편성이라는 점에서 위대한 출발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삶의 치열한 각축장을 벌이고 있지만 자기에게 돌아오는 성과는 공허의 허방다리 위에 있다. 이 점에서 아집과 시기와 질투의 아수라장이 연출되는 것은 현대의 비극일 수 밖에 없다. 기쁨보다는 슬픔이 많고 행복보다는 불행이, 사랑보다는 증오가 가득한 우리의 생활에 따스한 장소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먼 곳에서 찾아야 할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알아차림으로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면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 세상을 사는건지 우리 인생을 이야기 해 보자.

이명수 국사편찬위원회 자료조사위원협의회 인천경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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