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은 마을의 대표자요 얼굴이다. 마을 일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다. 한편 마을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읍·면장의 지원행정을 돕고 있다. 필자는 학교장 출신의 2년차 이장으로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운다. 경상도에서는 부시장 출신의 이장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이장 출신이 행자부장관과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마을은 국가의 말단 기초·지원행정을 실천하는 곳이다. 이장에게는 쥐꼬리만 한 권한(?)이 주어지고 있다. 때로는 주민들과의 아귀다툼도 빈번하다. 갈등도 심하다. 매월 20만 원의 수당을 받고 있다.

전국의 이장·통장의 수는 9만5천여 명에 이른다. 마을운영의 사례를 보면 다양하다. 마을마다 이장의 선임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자신의 당선을 확보하기 위하여 폐가와 임야에 주소지를 만들어 위장전입을 시켜 한 표를 얻으려는 편법도 행사하고 있다. 열정어린 이장은 자신의 마을을 ‘창조마을’로 발탁시켜 정부로부터 5억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하던 중, 일부 반대세력의 저항에 부딪쳐 마을이 두 동강이 난 사례도 소개 되었다.

반면 완주에서는 마을의 문화와 복지 향상에 앞장서 가는 ‘문화마을의 이장’ 13명을 선정하여, 도·농 복합도시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편 이장의 업무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만큼, 수당도 비례해서 월 30만 원으로 인상하고, 부녀회장은 10만 원의 수당을 신설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예산군에서는 이장의 임무와 실비 변상 및 책무를 명확하게 규정하였고, 모든 수당을 현실화 하는 조례를 제정 하였다. 필자가 경험한 이장의 책무는 고무줄과 같은 느낌이다.

옛말에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최근엔 일부의 이장들이 마을의 이권행사를 하려는 듯한 보도가 게재되고 있다. 어느 마을에서는 마을 앞으로 지나는 장의차를 세워놓고 못 가게 행패를 부리면서 통행료 500만원을 갈취하였다. 장례를 치른 상주는 이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귀농·귀촌한 농가한테 발전기금을 받아 이장이 독식하다가, 분쟁이 발생하니까 귀농 자를 내쫓는 사례도 소개된바가 있었다.

어디선가는 고속도로가 개설됨에 따라 일어나는 갖가지의 민원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하여, 회사에서는 관련된 부락에 각 3천만 원의 발전기금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하였다. 부락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3억 원씩을 요구하면서 도로공사의 방해공작을 실천하였다. 이를 보고 참다못한 회사에서는 정당한 사유를 들어 이장들의 전 재산을 압류시켜 재판에서 승소하는 사례까지 있음을 상기 시키고 있었다. 직권의 오남용은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다.

어느 조직이든지 찬반과 좌우의 파벌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조직과 단체는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민주사회는 회의를 통해서 찬반과 가부를 결정하고, 하나의 통일된 의사 결정을 이루게 된다. 결정된 안건에는 모두가 승복하고 힘을 몰아주어야 한다. 이론과 개론이 따로 있으면 안 된다. 반대 세력을 조장하거나 험담이나 비난의 소리로 씹어대는 일도 절대 있어서도 안 된다. 이것이 성숙한 민주시민이다.

관내 B마을에 J이장의 항변이다. 한 두 마리의 미꾸라지가 물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못하는 능력은 생각지 않고, 이장한테 중상모략과 비방을 하며 사업의 방해공작을 한다면서 애로사항을 토로하고 있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고 있는가? 진정한 조언인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일까? 갈등이 생긴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생각해야 한다. 마을과 지역발전을 위해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를 골똘하게 고민하고, 대표자를 중심으로 모두가 협조를 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인격이 올라가고 주변 사람으로부터 칭송과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세재 평택서부노인복지관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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