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중립적 외교 무대’로 평가받는 싱가포르가 유력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유력한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검토해온 판문점과 싱가포르 가운데 판문점을 제외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싱가포르 개최 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는 시기를 정했고 회담 장소를 정했다. 우리는 사흘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때 회담 장소로 직접 거론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에 대해서는 “거기는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자연스럽게 싱가포르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 대좌할 장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유력 외신도 싱가포르가 첫 북미정상회담 개최지가 될 것이라는 보도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CNN은 미국 정부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미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받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정상회담 추진 사정에 밝은 익명의 두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최종 결정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 관리를 인용, 싱가포르가 가장 유력한 정상회담 개최지라고 보도했다.

또 익명의 미국 관리는 블룸버그통신에 “(회담 장소) 결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동남아 국가도시(싱가포르)에서 회담을 여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는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과 제삼국인 싱가포르가 꾸준히 거론됐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장소인 판문점은 역사적 북미정상회담의 상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리얼리티 쇼’처럼 흥행 이벤트에 익숙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개최지로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되는 것 자체가 북한에 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크고 회담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미 앞선 남북정상회담 개최지로 세계인의 눈길을끈 판문점이 자신의 최대 치적이 될 수 있는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는 ‘신선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백악관 참모들은 보다 ‘중립적’인 싱가포르가 적합한 장소라는 의견을 집중적으로 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경호와 안전성, 교통과 이동의 편의성, 취재환경 측면에서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데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상간 회담을 주선하는 등 역사적 회담을 중재한 경험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싱가포르는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고 북한 대사관이 위치하며, 아시아권 제3국 외교를 자주 원활히 진행한 바 있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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