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입주한 화성시 신도시 새 아파트에 벌레떼가 들끓어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개의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 입주민들은 집값에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 쉬쉬하기 마련이지만 사안이 워낙 중대해 드러난 얘기로 보인다. 생각해 볼때 이런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입주민들은 마음이 설레고 집안 꾸미기에 적지않은 시간을 가진다. 하지만 매일같이 집집마다 죽은 혹파리떼 때문에 골치를 앓고 이를 매일 치워도 치워도 집안 곳곳에서 벌레 사체가 발견된다면 아마도 새집살이는 금새 악몽으로 변질될 것이 분명하다. 부엌 싱크대 서랍장부터 여기저기 널려있는 까만 혹파리 떼의 사진을 보면 낙담하고 파랗게 질려있을 주민들의 모습이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날씨가 바뀐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중간에 벌레 사체위나 옆에 노란 유충까지 보인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은 그만 아연하게 만든다. 더 많은 벌레가 나올 것이 뻔해서다. 이러한 벌레가 싱크대 위 각종 집기에도, 공기청정기에도 가득하고 심지어 어린아이들이 자고 있는 방에서 떼지어 날아다니기도 하는 그림을 상상이라도 하겠는가. 더구나 벌레들이 잠깐 나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매일같이 새로 나타나고 있다면 주민들의 가구 교체 요구가 이유있게 들리고 있다. 이런 벌레들은 지난 1월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시작하고 보름 뒤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데 처음엔 1천세대 중 한 두 세대에서만 나타났지만 지금은 2백50여 세대로 번졌고 앞으로 얼마나 더 번질지도 미지수다.

새집에 입주해 이런 혹파리를 치우는 게 하루 일과가 됐다면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니다. 하루 만에 거실, 베란다 쪽에서만 수거한 벌레 사체들이 가족들의 먹거리나 옷등에 묻히는 일이 생긴다면 위생에도 큰일이다. 일부 세대에 방역을 실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방역한 지 일주일된 집 안에서도 환풍구 위와 싱크대 위에 죽은 혹파리들이 그대로 쌓여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건설사는 시급한 원인규명에 힘을 써야 한다. 심지어 캄캄한 서랍장을 열어보면 보이기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빛을 비춰보면 유충들이 그대로 쌓여 있다면 정말 큰일이다.

지금 이러한 소식을 뒤에는 주민들의 입장대로 붙박이 가구에서 벌레가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건설사에 가구를 모두 새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들이 빗발치고 있다. 그럼에도 건설사는 “정확한 원인 파악이 우선”이라며 “그 전까지 방역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렇게 넘어갈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이 참에 아파트 입주전의 제대로 된 감사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입주를 미루고 완전 보수작업을 마친 뒤에 입주가 이뤄져야 이러한 민원이 없게된다. 물론 건설사의 잘못으로 입주가 미뤄지는 만큼 그 제반비용은 건설사의 몫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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