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은혜를 되새기자는 스승의 날이지만 올해도 모두에게 불편한 날이 되고 있다. 차라리 스승의 날을 폐지해달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꽃 한 송이조차 이런 경우 저런 경우로 나눠 허용 여부를 구분하고 있어서 교사들의 마음이 얼마나 불편할 것인지 짐작이 가는 일이다. 제자가 스승에게 주는 꽃 한 송이조차 불법이라는 것은 스승들에게 자괴감을 주고 마치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스승의 날 선물 부담이 사라져 다행이란 경우가 많지만 한편으론 사제지간의 정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사라진 시대, 존경할 만한 스승상이 사라진 시대라고 하지만 이런 불편한 스승의 날 풍경은 오히려 없느니만 못하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교육현장에서 사제 간에 인권 무시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학생을 무시하는 교사, 교사를 무시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갈등이 표면화된 경우가 많다. 교사가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한 채 폭언과 체벌을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학생들은 교사를 스승이라기보다 가르치는 사람이나 연장자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학부모들의 비뚤어진 자식 사랑이 겹쳐 교사에 대한 폭언이나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학교현장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이나 성추행 사건도 도를 넘고 있다. 교사가 학생을 성희롱하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학생들이 SNS나 인터넷 상에 교사를 성적 대상화하거나 희화화한 게시물이나 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교원평가가 시행되면서 익명성을 악용해 교사에 대해 막말이나 성희롱성 발언을 게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교사들이 받는 정신적 고통과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수년 새 학생이나 교사의 인권침해 사례 모두 2배 이상 급증했다는 통계가 이를 말해준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이렇게 급속도로 스승과 제자 사이에 존경과 존중의 풍토가 사라졌는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학생의 성적이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고, 교육목표가 대학입시인 상황에서 인성교육은 뒷전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교사를 보는 태도 또한 달라져야 한다. 선생님을 무시하는 부모의 자녀가 어떻게 선생님을 존경할 것이며 무엇을 배울 마음의 자세를 갖겠는가. 스승과 제자, 학부모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돌아보는 스승의 날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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