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장미 뽑아가…경찰, 노인에게 카네이션·식료품 전달

치매증세가 있는 70대 노인이 어머니에게 꽃을 갖다 드리려고 남의 화단에 심어진 꽃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생활이 어려운 이 모자의 사정을 듣고 지난 어버이날 카네이션 바구니와식료품을 전달했다.

 15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3차례에 걸쳐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가게 앞 화단에 주인이 심어놓은 꽃들이 뿌리째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라진 꽃은 처음에는 튤립 3송이, 두 번째는 장미 1송이, 마지막에는 튤립 2송이였다.

 지속된 피해에 가게 주인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A(70)씨가 꽃을 훔쳐간 사실을 확인해 검거했다.

 A씨는 화단에 있던 화분에서 꽃들을 뽑아서 비닐봉지에 담아 가져갔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평소 꽃을 좋아했는데, 꽃을 살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자 이러한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90세인 노모를 모시고 아내와 함께 살고 있으며,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형편이 좋지 않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또 A씨 자신이 백내장을 앓고 있지만 돈이 없어 약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가벼운 치매 증세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지난 8일 어버이날에는 A씨 가정에 카네이션 바구니와 쌀, 라면 등을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힘들게 살면서도 용기를 잃지 않도록 작은 정성을 전달했다"며 "범행이 상습적이어서 입건은 됐지만, 검찰에 사건이 송치되면 선처를 받을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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