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때 학생이 술 못 팔게 하자 학교밖 편의점·마트서 술 사와… 일부 과는 무료로 나눠주기도

국세청이 대학축제 때 주점에서 술 판매를 못하도록 권고(중부일보 5월 9일자 보도)한 이후 축제를 시작하는 경기도내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이 술을 외부에서 반입해 마시거나 무료로 나눠주는 등 이전 축제에서 볼 수 없는 신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께 용인 소재 명지대 자연캠퍼스는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명지대는 이날부터 축제기간 마지막 날인 17일까지 학생들이 운영하는 교내 주점에서는 술을 팔지 못하도록 했다. 대신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축제기간 동안에는 교내에 있는 술 판매허가를 받은 편의점에서 술을 판매한다. 대신 술은 교내 소운동장에서만 마실수 있다.

명지대 자연캠퍼스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술을 사는 애로를 덜어주기 위해 임시로 교내에 있는 편의점에서 술을 판매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단국대 죽전캠퍼스도 이날부터 축제가 시작됐다. 단국대는 국세청의 공문이 학교로 전달된 이후 축제때 주점을 위해 신청했던 부스가 절반정도 취소됐다. 총학생회측은 “주점 운영이 불가해져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주류 대신 음식만 판매한다고 해도 이것 역시 위법사항이 아닌지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해 아예 부스 신청을 취소하자고 결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과에서는 술 판매 대신 아예 무상으로 술을 제공하겠다는 곳도 생겼다.

단국대에 재학중인 신용재(20)씨는 “일부과가 술을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판매행위는 아니지만 일종의 편법인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오후 10시께, 경희대 국제캠퍼스내에 마련된 천막 부스에는 학생들이 빼곡히 있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도 축제 기간 동안 주점에서 술을 판매하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술을 마시며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편의점에서 구매한 술을 들고 축제 현장으로 들어왔다.

학내 매점이나 편의점에서 술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밖 편의점이나 마트를 이용해 술을 구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교 인근 편의점이나 마트는 술을 사려는 학생들이 몰려 매출이 늘어난 곳도 생겼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정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번 축제 기간에 소주 판매 매출이 2배이상 늘어난 것 같다”며 “아무래도 주점에서 술을 팔지 못하다 보니 학생들이 편의점을 이용해 그런것 같다”고 말했다.

교내 주점에서 술을 팔지 못하게 하면서 생겨난 풍경이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인해 대학가 주류 문화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몇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전국 4년제 대학에 축제 기간 동안 임시로 운영되는 주점의 술 판매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국세청의 공문을 지난 1일 각 대학측에 전달했다.

김형욱 기자

▲ 대학축제. 사진=KBS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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