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침대 일부 모델에서 라돈이 검출된 사실이 보도된 이후 소비자들의 충격과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일같이 방사선을 내뿜는 침대에서 얼굴을 묻고 잠을 잤다고 생각하니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라돈 검출과 관련한 원자력안전위의 1, 2차 조사결과가 달라 더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차 조사 때는 호흡으로 인한 내부 피폭선량이 극히 적다고 발표했는데 2차 조사에서는 이를 뒤집는 결과를 발표했다. 즉 매트리스 제품 7종에 포함된 모나자이트에서 연간 피폭선량이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 기준의 최고 9.3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1, 2차 발표가 달라진 것은 1차 조사 때는 매트리스 속커버만 조사했는데 2차 조사 때는 속커버 뿐만 아니라 매트리스 전체를 정밀 측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매트리스를 구성하는 여러 층에 방사성 물질인 모나자이트가 사용되면서 라돈 방출량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결국 원안위는 대진침대 7개 모델이 안전 기준에 부적합 것으로 확인돼 수거 명령 등 행정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문제가 된 매트리스에 대해 리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라돈이 무서운 것은 무색, 무미, 무취하여 의식하지 못한 사이 호흡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와서 폐포나 기관지에 달라붙어 방사선을 방출한다는 점이다. 음이온이 나온다는 건강 침대를 구입했다가 매일 밤 방사선을 호흡했으니 그야말로 시한폭탄을 안고 잠들었던 것이다. 라돈은 미국에서 연간 2만여 명을 폐암에 걸리게 하고, 우리나라 폐암 사망자의 12.6%도 라돈이 원인이라는 놀라운 통계가 있을 정도로 인체에 치명적이다.

소비자들이 더욱 우려하는 것은 라돈이 이 회사의 침대에서만 검출되겠냐는 것이다. 다른 회사의 침대에도 모나자이트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어서 모든 제품의 침대 매트리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침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용품 중에도 모나자이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 성분에 대한 사용 제한이 시급해졌다. 방사성 물질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 지 규제가 명확하게 없다는 것도 이해 못할 일이다. 국민들의 의심과 불안감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신속하게 타사 침대나 여러 제품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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