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한다. 누군가 장래희망을 묻는다면 주저없이 유튜버(Youtuber)라고 답하겠다.

남들보다 특별히 많이 먹지는 못한다. 게임에도 소질이 없다.

그냥 말하고 듣는 걸 좋아한다.

비속어 쓸 걱정은 없다. 나름 네이버 댓글 클린 유저다.

만약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음악 틀고 식물키우는 방송이라도 해볼까 싶다.

그러면 적어도 누군가에게는 환영받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기자는 묻고 듣고 기록하는 직업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대부분 묻는 것조차 쉽지 않다.

기자임을 밝히면 경계하기 일쑤다.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래도 묻는다. 이해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교육과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인 대학에서는 학교시설을 활용한 돈벌이가 성행한다.

한 대학은 교육용도로 허가 받은 기숙사 건물 일부를 프로배구단 숙소로 내어줬다.

기숙사 입실을 희망했던 일부 학생은 값비싼 원룸촌으로 향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시설 임대료로 수익은 올렸지만 세금은 내지 않았다.

이유를 물으니 담당이 아니라거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를 담당하는 관할 지자체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정조치에 들어갔다고 한다.

묻고 다닐수록 알려야 할 일들이 계속해서 생긴다.

가족 모임 때 찾으려 했던 식당이 화재안전에는 손을 놓고 있기도 하고, 감각있는 인테리어로 점찍어 뒀던 카페에서 하필 불법건축물이 눈에 띈다.

활동범위가 늘어날수록 마음 편히 찾을 곳은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지만, 묻는 데 게을러져선 안 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묻고 듣고 말하는 데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

고로 ‘BJ 궁그미’의 데뷔는 조금 늦어질 것 같다.

아직 물어야 할 일들이 많다.

정성욱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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