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의 선정禪定

호수가 씻겨낸 듯
파란하늘 아래 석탑
천년을 넘어서도
석공의 마음자리에서 발하는
곡선曲線의 고요

티 없는 한 점의 햇살이
석탑의 경전을 펼치고
감미로운 한 점의 바람이
석탑의 경전을 넘긴다.

풍경소리 때 묻은 번뇌를 녹여 내리고
목탁소리 지극히 평온하게 돌고 돌아
황사로 거칠어진 생활의 숨
탑 앞에 합장하고 몰아쉬니
곡선의 고요 가슴에 찾아든다.





이철수 시인

1952년 전북 군산 출생, ‘문학공간’에 ‘피어나는 禪’ 시 부분으로 등단, 수원문인협회 사무국장 및 시낭송 분과장역임, 전 사단법인 정조대왕문화진흥원 교육문화연구소 실장 역임, 경기도문학상 수상, 시집‘섬 하나 걸어두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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