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국이 살얼음판을 걷듯 혼란에 빠진 가운데 북한은 연일 강도 높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에 이어 태영호 전 공사의 체제 비판 발언, 집단 탈북한 식당 종업원 송환, 대북전단 살포 문제 등 해묵은 내용까지 거론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을 압박하고, 북미정상회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일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어지고 있지만 ‘리비아식 해법’ 등 미국 일각의 강압적 태도에 강한 거부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인지가 북한의 의중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북한은 전망대를 설치하고 기자단 수송을 위한 철로를 보수하는 등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또한 북한이 초청한 중국, 미국, 영국, 러시아 기자단 취재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우리 기자단 명단이 담긴 통지문은 접수를 거부하고 있어 우리 측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리 측 취재진은 상황은 불확실하지만 다국적 취재단의 출발지인 중국 베이징으로 떠났다. 그나마 현재로선 북한이 핵실험장 폐쇄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북한이 대외매체들을 통해 핵실험장 폐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점이다.

즉 핵실험장 폐기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단히 중대한 조치이며, 미국 등 국제사회가 적극적인 지지와 환영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핵실험장 폐기 약속은 지키고, 북미정상회담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중이 보이는 부분이다. 우리 정부가 반발하는 북한을 이해시키고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한미정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일요일 한미 두 정상은 긴급 전화통화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와 반응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북한 압박에 대해 한미 양국이 흔들림 없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난과 불만 수위를 높이고 요구 조건이 많아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미 양국이 굳건한 공동 대응을 통해 방해 요소들을 미리 차단하고 의견을 조율한 것이다. 긴급한 시기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 가교가 되어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고 확실한 비핵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한미 양국 모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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