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은 지금 천지개벽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유독 개발이 늦었지만 지난 2011년 소사~원시선 착공 이후 배곧, 목감, 은계, 장현 등 대규모 택지개발이 동시다발로 진행되면서 미래가치가 주목되고 있다.

미개발지가 여전히 많은 시흥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도시로 손꼽힌다. 이처럼 잠재력이 내재돼 있는 시흥을 지난 10년 가까이 열정으로 품어 수도권의 ‘황금덩어리’로 키워낸 김윤식 시흥시장은 뚜렷한 철학을 바탕으로 시흥시를 한층 성장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한 끝에 3선을 연임하는 동안, 시흥을 ‘제조업에 기반한 도시’, ‘공동체에 기반한 도시’로 만들었다.

김 시장은 “시흥시 개발사업은 시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대학으로 따지면 ‘전공필수’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도시개발 사업보다 더 가치 있는 성과는 ‘공동체 회복’으로 다양한 공동체가 살아 숨쉬는 도시를 만들었다는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공동체에 대한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시흥’을 이끌어온 김 시장을 지난 18일 만났다.

다음은 김 시장과의 일문일답.



Q.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고생이 많았을 것 같은데?

A. 많은 개발사업이 동시다발로 이루어지다 보니 민원이 많았다. 사연이 없는 날이 없을 정도로 늦은 시간까지 바삐 일했다. 취임 초기 빚쟁이로 시작했다. 배곧신도시 조성을 위해 필요한 토지매입 비용 5천600억 원을 마련하는 일부터 해야 했다.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이후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으로 채무를 상환했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밑그림을 그리며 계획을 세우고 색깔을 더하며 하나씩 실행해 나갔다. 시흥이라는 도시를 행정조직과 예산편성권을 가지고 시장으로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Q. 재임기간 동안 시흥의 가장 큰 변화는?

A. 공동체 회복이다. 공동체 활성화에 진전이 있었다고 자부한다. 자치분권을 자각하고 행동하는 시민이 증가하고 있다. 여느 도시가 그렇듯 시흥도 공동주택거주자가 80%이상이 된다. 입주자대표회, 부녀회, 경로당, 유치원 등이 구성돼 있는 단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활성화시키면 자치분권이 더 활성화 될 것이라 판단했다. 작은도서관을 만들고, 공동육아나눔터를 조성하는등 공동체 공간에 의미를 부여했다. 지역주민들을 공동육아나눔터의 코디네이터로 배치했다. 주목할 만한 활동가 수준의 주민코디네이터들이 탄생한 것을 보면 공동체 활성화에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Q. 자치분권 정책을 실현했는데 자평을 한다면?

A. 3선 재임기간 동안 개발 등의 가시적 성과를 치적으로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공동체 구성을 지향해온 만큼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으로 시흥시가 달라지고 시민이 달라졌다는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겠다. 시장직을 맡으면서 ‘미래를 키우는 생명의 도시’라는 시정구호를 만들었다. 생명도시라 함은 시흥이 지닌 천혜의 자연이라는 의미와 다양한 공동체가 함께 살아 숨쉰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시흥시민들은 충분히 자기 판단으로 도시의 방향을 설정하고 문제를 해결해 갈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행정은 여전히 시민을 ‘민원인’ 취급한다. 단지 ‘참여’ 정도의 의미만 부여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분권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시민은 얼마나 분권을 하고 있는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시민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 시민도 잘하게 된다. ‘시민 참여’가 아니라 ‘시민 주도’가 되어야 한다.



Q. 교육분야에도 공을 들였는데?

A. 교육문제는 시흥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곧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에 교육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두었고, 시흥을 교육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많은 투자를 이어왔다. 교육을 위해 지역사회가 협업해야 한다는 생각에 따라 2015년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를 설립했다. 학교와 지역사회 간 인적·물적 자원의 긴밀한 연대로 공교육을 내실화하고 시와 교육청이 지속해서 교육협력체제를 유지해 학교와 연계한 교육 활동 지원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시흥창의체험학교는 교육 혁신의 시작이었다. 시흥의 문화, 역사, 생태,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자원을 체험학습터로 만들어 학교교육과정과 연계를 통해 우수한 마을교육과정을 생생하게 배우도록 했다. 2017년 시흥창의체험학교는 1천753학급 4만4천296명이 참여했고, 마을교육과정은 518학급 36개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학교와 마을이 협력해 공동체 교육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었다.



Q. 시흥형 네우볼라인 ‘시흥아이’도 주목받았는데?

A. 저출산에 대한 지역 사회의 인식 부족과 참여 저조, 시민이 공감하는 정책 수립이 미흡한 가운데 시흥시는 ‘시흥아이’를 모토로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시흥아이’는 ‘시흥이 키우는 아이’, ‘시흥에서 자라는 아이’라는 의미의 전 생애주기 맞춤형 저출산 극복 정책 통합 시정 브랜드다. ‘시흥아이’는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고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정책이다. 시민, 공무원, 전문가 등이 함께 모여 의견을 수렴한다. 그 결과, 6대 분야 69개 세부과제를 도출했다. ‘시흥아이’를 통해 시민이 참여·입안하는 인구정책을 수립하고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가 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Q.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현황은?

A. 모든 사업의 목표를 일자리 창출에 두고 추진해왔다. 2017년 8월 일자리 전담부서를 신설해 일자리 중심 국정 운영에 체계적으로 대응, 일자리책임관(주민자치국장)을 중심으로 수시로 일자리대책회의를 추진했다. 그 결과 시 고용률은 2009년 58.6%에서 2017년 59.0%로 0.4% 증가했다. 사회적경제 육성에도 도전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9년 2개소였던 사회적경제 기업을 2018년 164개까지 80배 늘렸다. 구도심 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구도심 일반주택지역에 공동체 기반의 동네관리소 11개소를 설치했다. 동네별 지역 특색과 현황에 맞는 복지 및 수익 활동을 추진하고 있고, 마을관리기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해 지속 가능한 일자리 만들기에 주력했다.



Q. 민선 7기 시흥에 바라는 점은?

A. 시정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고 이어졌으면 한다. 시흥에는 아직 미개발지가 많은 만큼 개발 사업을 좋은 기획을 통해 잘 관리했으면 좋겠다. 국가산단이 위치해 있으니 제조업에 기반한 도시,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 사회적경제와 도시농업을 육성했다. 또, 정왕동 토취장 일원에 조성하는 ‘자원순환특화단지’를 통해 재활용산업을 육성하고 자원순환 촉진으로 도시미관 개선을 시도했다. 또한, 3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노인친화도시도 기획했다. 후임 시장은 현재 조성중인 서울대를 통해 의료산업도시로서의 비전을 세워야 할 것이다. 공동체 활성화, 시민 자치력 강화 등의 기존 시정 철학은 이어졌으면 좋겠다.


대담=박현정 지역사회부장

사진=김금보기자



He is.

2009년 4·29 재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시흥시장이 됐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 2014년 지방선거에 내리 당선되며 3선을 연임했다. 시흥시장 재임기간은 9년 2개월이다. 시흥시 국회의원이었던 고 제정구 의원이 14대 국회의원이던 시절 비서로 활동했고, 1995년 경기도의원을 거치면서 ‘도시’와 ‘마을’로서의 시흥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철학을 갖게 됐다. 재임기간 동안 참여와 분권을 통한 ‘시민 주도의 도시’, ‘시민이 주인인 도시’를 실현했다.



▶생년월일 : 1966년 3월 25일

▶출생지 : 전북 무안

▶좌우명 : 정성을 다하면 못할 일이 없다.

▶최근 읽은 책 : 지방소멸

▶관심 분야 : 지방분권, 주민자치

▶퇴임식 계획 : 9년여간 시흥 기록 담은 책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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