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남부경찰서, 500여만원 들여 '스튜핏' 스티거 등 제작… 업주·시민들 "경솔했다" 지적
남부경찰서 "와 닿을 수 있는 문구"

▲ 연예인의 유행어를 사용한 음주운전방지 스티커. 사진=신경민기자

수원남부경찰서가 음주사고 예방 캠페인을 실시하면서 음주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유행어를 사용·홍보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22일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수원남부서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인계동과 영통, 세류동 일대 음식점, 노래방, 술집 등에 음주운전방지 스티커와 팸플릿을 배포했다.

수원의 대표적인 유흥지역에 배부함으로써 음주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A4용지 크기의 팸플릿 1만여 장과, 절반 크기인 스티커 3천여 장을 마련했다.

팸플릿, 스티커에 제작에는 수원남부서 교통과 예산이 50만 원 안팎으로 투입됐다.

플래카드와 순찰차 깃발 등까지 포함하면 5백여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그러나 해당 스티커에 최근 음주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방송인의 유행어를 사용해 제작하며 논란이다.

실제 성인 남성 손 크기에 달하는 직사각형 스티커에는 ‘음주운전은 안 하는 것이다’와 함께 ‘딱 한 잔 스튜핏 대리운전 그뤠잇’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다.

이는 한 유명 방송인이 최근 유행시킨 ‘돈은 안 쓰는 것이다’ ‘그뤠잇’ ‘스튜핏’ 등의 문구를 차용한 것이다.

더욱이 남부서는 해당 연예인에 대한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이 같은 홍보문구 시안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캠페인 준비 과정에서 경솔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장에서 팸플릿과 스티커를 받아든 업주와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팻플릿과 스티커를 게시하는 등 캠페인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업주는 손에 꼽힐 정도였다.

인계동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직원들이 저번 주인가 경찰에게 받았다고 줬는데 이렇게 큰 스티커를 여러 장 줘서 어디에 붙이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캠페인 스티커로 쓰기엔 문구가 술집 전단지 같다”고 말했다.

인계동에서 해당 스티커를 목격한 행인 최인경(27) 씨는 “술 먹고 성추행한 범죄자 유행어를 경찰이 음주사고 홍보문구로 쓰는 걸 어떤 의도로 해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경찰이 술 먹고 성범죄 일으키는 걸 묵인한다고 봐야 하나 싶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에 대해 수원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일반인들과 업주들이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고 와 닿을 수 있는 순화된 문구로 하려고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신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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