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최근 종이상품권을 대신하는 ‘인처너(INCHEONer) 카드’의 시범사업자로 코나아이와 운영협약을 맺었다.

시는 올해 이 시범사업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 및 확장성을 검토한 후 내년부터 본격 사업을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적극 추진에 나선 것이다.

인처너 카드는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발행하는‘지역사랑상품권’을 종이가 아닌 모바일 기반의 IC카드로 발행한 전국 최초의 사례다.

특히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종이 상품권보다 편의성과 확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민과 소상공인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인천시 지역내 전 IC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며 마그네틱 카드에 비해 보안성 면에서도 탁월하다. 시는 시민의 역외 소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이번 인처너 카드 도입을 통해 시민들의 소비가 늘어나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인처너 카드는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발급 받을 수 있어 체크카드, 신용카드 소지가 어려운 청소년들의 용돈카드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학부모들도 자녀들이 어디에 어떻게 용돈을 썼는지 알 수 있고 현금소지로 인한 각종 위험을 예방할 수 있어 ‘자녀안심카드’로도 적격이다.

인천시는 우선 인천 시민을 대상으로 발급하고 역외 소비 유입을 위해 다양한 상품을 기획할 예정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종이상품권은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발행한 전통시장용 온누리상품권이며, 해당기관의 사이트를 통해 정해진 금융기관에서 현금구매시 5%의 할인혜택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인천지역에서는 해마다 사용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총 4백38억원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각 지자체에서는 이 상품권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다소 효과를 보면서, 재래시장을 비롯 문화, 스포츠, 각종 이벤트나 행사를 통해 다양한 부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권장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상품권이 유통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이 얼마나 구축되어 있는가에 성공여부가 따를 것이다.

당초 기존의 재래상품권이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는 파급효과가 있겠지만 교재비, 생활비 등으로 지출되는 청년층에서의 소비구조에는 상품권을 들고 살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매우 부족한 현실에서 상품권을 현금화하려고 필요 없는 소비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청년의 소비패턴은 주로 인터넷 쇼핑이나 카페 등에 맞춰져 있어 상품권만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위탁 운영사인 코나아이사의 코나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인처너 카드는 관내 기초단체 및 개별 단체에서 쓰였던 상품권이나 전자화폐 등도 대체 및 흡수가 가능하도록 유연하게 설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급 및 사용 방법은 기본적으로 ‘인처너(가칭) 앱’을 다운로드한 후 카드를 신청하면 원하는 곳으로 배송되며, 충전 및 잔액 확인, 소득공제 신청 등도 앱을 통해서 가능하다.

코나아이는 현재 혜택 구성을 위해 인천 관내 다양한 소상공인들과 제휴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처너 카드의 가맹점이 되면 소상공인에게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수수료 절감이다. 인처너 앱을 통해 배달 주문을 할 경우 가맹점에 별도 수수료가 없으며, 결제수수료도 신용카드 대비 저렴하다. 둘째, 인처너 앱을 통한 가맹점 홍보가 가능하다. 앱 내 홍보 콘텐츠를 구성하거나 마케팅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다. 내 점포의 판매 추이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어 운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가맹점은 절감 비용을 시민에게 혜택으로 제공하고 그 혜택을 기반으로 시민의 가맹점 이용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기대된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시민들이 얼마만큼 관심도를 높이고 참여하는가에 그 사업의 성공여부와 실질적이고 가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아무리 좋은 제도와 명분을 내세워도 불편하고 대중적이지 않다면 일시적인 전시효과에 그치고 결국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인천시가 전국지자체로 첫 시행하는 모바일 인처너카드가 기존의 종이상품권을 대체하고 그에 따른 경제효과를 높이면서 시민들도 적극 동참할 수 있는 효자상품으로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인천본사 박영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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