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240페이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불리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 ‘고양이’는 주인공 암컷 고양이의 1인칭 시점에서 쓰인 작품이다.

파리에 살고 있는 고양이 바스테트. 인간, 생쥐, 물고기를 비롯한 다른 종족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고자 노력하지만 매번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천재 샴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만나게 된다.

한때 실험동물이었던 피타고라스는 머리에 USB 단자가 꽂혀 있어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지식을 갖춘 지적인 고양이다. 피타고라스에게서 인류와 고양이의 역사를 배우며 두 고양이가 점차 가까워지는 사이, 파리 시내는 테러가 빈발하는 불안한 상황이 되고 결국 내전이 일어난다. 바스테트도 점점 잦아지는 거리의 폭음과 집사의 눈물을 통해 인간 세계의 불안을 감지한다.

내전으로 황폐화된 도시에는 페스트가 창궐하고 사람들은 사나운 쥐 떼들을 피해 도시를 떠난다. 쥐 떼에 점령당한 도시에서 도망친 고양이들이 불로뉴 숲에 모여, 고양이들은 불로뉴 숲에 집결해 쥐떼로부터 도시를 탈환하기 위한 군대를 창설한다.

페스트의 확산과 쥐 떼들을 피하기 위해서 센강의 시뉴섬으로 향하는 고양이 군대. 하지만 쥐 떼의 접근을 차단하려면 섬으로 통하는 다리를 폭파해야 하고, 그러려면 인간의 도움이 절실하다.

고양이와 인간은 서로 소통에 성공하고 쥐 떼들의 공격과 페스트, 전쟁의 틈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소설의 원제 ‘Demain les chats’는 ‘내일은 고양이’라는 뜻으로, 미래는 고양이에게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여성을 화자로 내세워 책 전체에서 남성 중심의 세계관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과학과 철학, 역사 에피소드들을 유머러스하게 버무리는 특유의 솜씨도 여전하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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