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꽃이피는 순서는 동백, 매화, 산수유, 벚꽃, 진달래, 복사꽃, 철쭉, 이팝나무, 아까시, 배꽃순으로 나름 질서정연하게 개화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하여 꽃이 피는 순서가 없이 봄꽃이 일제히 개화를 하여 혼돈스럽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동식물의 변화 과정을 ‘생물 계절’이라 한다.

즉, 동식물이 계절에 따라 반복해서 보이는 변화로 식물의 발아, 성장, 개화, 결실, 낙엽, 고사 등과 동물의 겨울잠, 발정, 분만 등이 속한다. 생물은 계절에 따라 모습을 변화하며사는 곳도 바꾸게 된다. 식물의 싹이 돋아 낙엽이 질 때까지의 과정이나 동물의 이동과 겨울잠 등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기후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 많으므로 생물계절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생물계절은 기후도를 만들거나, 농산물이나 임산물을 보호하고 관리하는데 이용되며, 꽃이 피는 시기를 미리 알려주기 때문이다.

개화 정보는 축제 준비 외에도 농업, 종 다양성, 생태, 자연자원 관리, 교육, 원예, 보건, 환경 홍보, 여행, 레저, 스포츠 등 다방면에 이용된다. 가령, 배나 무, 복숭아, 사과 등 주요 과수의 개화기를 추정하면 과수농가가 1년 재배 계획을 세우거나 늦서리 피해를 적극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물계절이 혼돈스럽게 된 주된 이유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상승이라고 할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지표 부근의 기온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들어 이상기후현상이 자주 목격된다. 날씨가 맑고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쏟아내곤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가 뜬다.

기후 변화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 기후변화 현상은 대부분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온대와 냉대가 적절하게 혼합돼있는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였으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이 높아져 아열대 기후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다.

아까시꿀은 국내 벌꿀생산의 70%를 넘게 차지하고 있으며 양봉농가들이 아까시나무 개화에 맞춰 남쪽 지방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며 꿀을 채취하는데 최근에는 지역별로 개화 시기가 비슷해 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밀원이 되는 아까시꽃이 2007년도에는 전남 목포에서 5월 8일에 꽃이 피면, 강원도 양구에서는 6월 2일에 개화 했는데, 지난해에는 불과 이틀 뒤에 양구에 꽃이 피었다고 한다. 봄의 화신(花信)이라 불리는 개나리, 진달래가 남쪽에서 시작하여 봄의 진행과 함께 북쪽으로 올라온다. 진달래의 개화가 가장 빠른 곳은 울산으로 3월 25일경이며, 같은 시기에 개나리는 남해안 지방에서 개화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 지방에서는 4월 5일경, 평양 일대에서는 4월 10일 이후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울산과 서울에서 거의 동시에 꽃이 피었다고 한다. 이런 현상들이 모두 지구온난화에 따른 생물계절의 혼돈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동·식물의 활동 시기는 북쪽으로 위도 1° 옮겨가는 데 따라 4일 정도, 동쪽으로 경도 5° 옮겨가는 데 따라 3∼4일 정도 늦어지는 것이 통례이다. 이것을 ‘생물기후의 법칙(bioclimatic law)’이라고 한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동식물의 생태뿐만이 아니다. 인간의 생활 모습도 계절에 따라 변화한다.

기후가 변화하면 나무에서 잎이 나오는 시기가 빨라지고 꽃이 피는 시기도 앞당겨진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온대지역은 대체로 평균기온 1℃가 상승할 때, 개화시기가 약 5~7일정도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계절의 변화와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계절적 변화가 일러지고 있다. 일부 식물 종은 봄이 더 일찍 오면서 먹이 그물에 큰 변화를 가져오며 자연의 규칙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완화 대책에 정부, 학자, 보호지역 관리자, 주민 모두가 참여할 필요가 있다.

복잡한 생태계 변화를 추적하고자 할 때 소수의 학자만으로는 그 뜻을 이룰 수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탄소배출저감대책과 신재생에너지 개발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적정실내온도 유지하기, 생활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기, 대중교통이용등 우리들의 작은 노력이 선행될 때이다, 매년 질서있는 꽃들의 향연을 기대한다.


정등조 군포시안전환경과장, 자연환경관리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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