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감사 합니다.” 한의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나에게는 하루를 견뎌내는 원동력과 같은 말이다. 그중 가장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인사가 임신과 출산에 대한 감사의 인사이다. 가족과 가정을 이루는 노력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대사회에 더욱 의미 있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최근 사회적 여건의 변화로 결혼에 대한 회피, 만혼이 증가하고 사교육 부담 등의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인한 출산 회피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혼은 했지만 좀 더 여유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DINK : Double Income, No Kids),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부담돼 출산을 포기하는 ‘출포자’(출산 포기자)라는 말도 생겨났다. 일·가정 병행의 어려움과 양육·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원인이라고 본다.

이외 저출산의 또 다른 원인이 하나 더 있다. 난임 진단 여성 증가로, 난임 진료환자가 2017년 22만 명 이상으로 증가되었다. 이런 문제들로 2017년 출산율은 1.05명까지 감소하였고, 한해 출생아 수는 2017년 36만 명으로 처음 40만 명대 이하로 떨어졌다. 더 이상 저출산은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국가적인 문제이며 문화의 변화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난임(難姙)’이란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부부간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아니하는 상태이다. 현대사회에 7쌍의 부부 중 1쌍이 난임부부에 해당하며, 난임 원인의 가장 많은 요인인 77.8%가 ‘원인불명’으로 진단되어 기질적인 질병보다는 신체 건강상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 사회적인 환경과 여건에 따른 만혼 증가 및 남성 난임의 증가로 인한 생식능력의 저하 등이 손꼽히고 있다. 이렇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난임 환자의 증가 또한 국가와 의료계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이다.

최근 이런 난임의 해결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 '임신·출산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의 구체적인 노력으로 한의약을 통한 난임을 치료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내용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 사업은 한의학적 치료로 난임 여성들을 자연임신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신체상태로 개선시켜 임신율을 높이고 사회전반적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자체와 지역 한의사회가 함께하는 난임치료 사업이다. 임신·출산에 이르는 과정과 이후의 건강상태에도 많은 향상이 있고 실질적인 만족도도 매우 높아 실제 설문조사를 보면 임신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70%이상이 신체적인 건강이 개선되었다며 만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임신 성공률 또한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20~35%정도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징적인 부분으로는 사업 참여로 첫 아이를 임신·출산에 성공한 이후에는 둘째아이가 쉽게 자연임신 되는 사례가 증가하며, 습관성 유산으로 임신이후 유지가 어려운 경우에도 임신 유지와 출산에 이르는 결과를 나타내는 사례도 있었다. 어느 임신 성공 가족의 말에 따르면 반복되는 임신실패로 인한 과정에서 나타난 정서적인 상실감이 한의약 난임사업에 참여해 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신체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변화를 느끼면서 심리적인 부분 또한 많이 개선되었다고 했다. 이 또한 사업의 장점이라고 본다.

최근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에서 난임 치료를 위한 착상 개선용 한방 난임 치료 처방 '배란착상방(排卵着床方)'에 대한 연구 발명 특허 획득은 지자체 한의약 난임사업에 있어 더욱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자연임신을 통한 건강한 임신과 출산이 최선이겠지만, 현대사회는 지속적인 자연임신의 노력과 기간을 마냥 기다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혼 후 난임 진단에 해당되는 경우 우선 한의약 난임치료사업에 참여하여 자연임신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자연임신의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작년부터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보조생식시술을 통한 임신시도가 필요하며, 일정 횟수의 보조생식시술이 성공하지 못하면 다시 한의약 난임치료사업으로 보조생식술의 성공을 위한 신체적인 환경을 다시 조성한 이후에 재시도 하여야 한다고 본다. 이런 과정이 건강하고 실질적인 임신·출산의 궁극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으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난임부부를 위한 지자체 사업과 중앙정부의 보조생식시술 건강보험 시행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는 완전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경기도와 경기도한의사회가 2018년 한의약 난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 또는 둘째의 건강한 임신·출산을 희망하는 모든 경기도의 부부들에게 행복과 기쁨의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최병준 수원시한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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