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탕도 이런 똥탕은 여지껏 본 적이 없어.”

10일 오전 오산시내 모 카페에서 만난 한 정당 관계자가 깊은 한숨과 함께 내뱉은 푸념이다.

여느 때보다 치열했던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특정 후보에 대한 ‘동영상 스캔들’이 본선까지 이어지며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8일, 이권재 자유한국당 오산시장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동영상 스캔들은 재점화됐다.

이날 이 후보는 곽상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부적절한 처신, 불륜의혹에 대해 이제라도 시민들에게 정직하게 해명·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권재 후보는 “곽 후보는 문영근 전 의장이 공개한 회식장면을 누군가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지난해 3월초 수원에서 있었던 이 자리에는 오산지역의 업자와 고위공무원, 일반인 여성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곽 후보와 불륜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인터뷰 동영상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춘성 바른미래당 후보도 곽 후보에 대한 공격에 가세했다.

같은날 이춘성 후보는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오산시정을 이끌 동력 자체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곽 후보 때리기에 동참했다.

곽 후보측은 적지 않은 당혹감을 표하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곽 후보 선거본부는 논평을 통해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비방을 되풀이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도둑촬영 조작된 사진은 이미 수차례 설명한 바 있고, 불법유포된 동영상은 저작자 본인이 허위사실임을 명백히 밝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근거없이 반복해 곽 후보를 비방한 이권재 후보에 대해서는 선거법과 명예훼손 위반 여부를 엄정하게 검토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선거에서 네거티브가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내부 총질로부터 시작된 이번 선거 네거티브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책선거는 실종되고, 남은 것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인터뷰와 사진 밖에 없는 듯 하다”고 비판했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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