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백선

박성현│고요아침│270페이지



어릴 적부터 ‘화가’라는 꿈을 키워온 오로지 한 길을 걸으며 자연 풍경을 눈에 담고 스케치북에 그려 넣기 바빴다. 주말마다 사생회 회원들과 우리나라 전국 곳곳을 다니며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는 ‘사생을 통한 현장스케치’가 바탕이 되어 있다.

일반 사람들의 그림양식을 이해하며 대중들이 작품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의 작품은 우리들에게 매우 친숙하게 다가왔다. 국내 산천에 쏟은 그의 애정은 해외로 이어졌고 유럽과 아프리카, 히말라야 등 60여 개국이 넘는 나라로 스케치 여행을 다니며 매번 수준 높은 결실을 창조해 냈다.

박성현 작가의 특징은 흔히 사진을 찍은 후 작업실에 돌아와 작품을 완성하는 것과는 달리 현장에서 스케치를 완성한 후 유화작업을 한다.

그는 “현 세대의 화가들이 예술적인 혼에 자신을 어둠으로 가둬 예술의 근본을 무시한 채 물질문명 속으로 넣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자연의 평화로움을 느끼고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며 눈에 보이는 것을 스케치북에 그대로 옮겨 넣으며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 대상을 어떻게 소화하는가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진정한 예술가다.

박 작가에게 파도의 평상은 물리적 속성을 모아놓은 물거품이 아니다. 작가는 그 파도에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화면 위에 그려진 파도는 감상적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본 것과는 다르게 그가 본 것은 실체 이상의 담론을 지고 있다. 이미 작가의 경험이 표상화된 상상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추상적인 담론의 세계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화학적 세계에서 형태와 색채 속에 경험된 삶을 지니고 있다.

전체적인 인간적 상황 속에 개인적인 경험은 결국 작가가 우리에게 설명하려고 하는 실제적인 현상인 바다의 풍경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바다 앞에 섰을 때 막연한 그리움을 느끼게 된다.그리고 무한한 넓이에서 감탄을 짓게 된다. 박성현은 그 바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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