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권선초 회담 시청·교육… 악수하자 일제히 박수 치기도
북한 이탈주민들도 환영 분위기… "북한 경제성장 원동력 기대"

▲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수원시 권선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TV로 시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노민규기자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만난 날, 경기지역 시민들과 시민단체는 북미정상회담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신호탄으로 보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오전 10시께, 수원역 대합실에 있는 TV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도착하는 모습이 비춰지자 30~40여 명의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말없이 TV를 응시했다. 두 정상이 손을 맞잡자 지나가던 사람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TV를 지켜봤다. 시민들은 이후에도 10여분 간 TV를 시청하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장에서 TV를 지켜보던 김모(23)씨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회담이 잘 성사돼 남북간 화합이 이뤄져 전쟁의 위협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왕십리행 분당선 지하철 안에서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높았다.

두 정상이 호텔에 도착하기 1분여 전 지하철 안 시민들은 하나둘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에 북미정상회담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회담이 시작되자 일부 승객들은 스마트폰으로 회담을 지켜보다 내려야 할 역을 뒤늦게 확인하고 허겁지겁 내리기도 했다.

지하철에 있던 강모(34)씨는 “양 정상간 만남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며 “정상회담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앞으로 더 멀리 나아가는 첫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주제로 수업을 하고 회담 장면을 보여주는 학교도 있었다.

이날 수원의 권선초등학교는 1교시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소개와 정상회담을 하는 이유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정상회담이 시작된 10시께에는 모든 학생이 교실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시청했다.

실제 5학년 2반 학생 30명 전원이 회담 시작 10분전인 9시50분부터 교실에 모여 TV를 시청했다. 9시53분께 김정은 위원장을 태운 차량이 카펠라 호텔로 도착하자 일부 학생들은 손에 깍지를 끼거나 손에 턱을 괸채 TV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10시4분께 두 정상이 손을 맞잡자 학생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기도 했다.

5학년 2반 고신혜(12)양은 “평화롭게 악수하는 장면을 보니까 양국 문제가 잘 해결될 거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도내 시민단체들은 정치적 이념을 떠나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보수 시민단체인 ‘경기도 재향군인회’는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평화를 목적에 두고 있기 때문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진보 시민단체인 ‘수원 경실련’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반긴다고 설명했다.

북한이탈주민도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도에서 양계사업을 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A(35)씨는 “김정은이 경제를 살리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경제적으로 나아지지 않겠느냐”며 “북한에게는 너무 좋은 신호”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북한에게는 정상회담이 경제를 살릴 좋은 기회라는 평을 내놨다.

박영택 대진대 통일대학원 원장은 “이번 회담으로 미국이 추후 북한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풀면 북한에게는 그야말로 경제를 성장시킬 기회"라고 분석했다.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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