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이라는 자평 속에 끝난 가운데 외신들은 양국간 공동성명에 대해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다”고 호평하면서도“디테일이 부족하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큰 틀에선 양국이 수십년간 지속된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이를 위한 절차나 단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 정상회담에서 놀라운도박을 통해 ‘불량국가’에 대한 수십년에 걸친 미국의 정책을 뒤바꿔놓았다”면서 “그의 개인적 관심사 덕분에 군사적 대치상황을 피하고 핵 관련 벼랑끝 전술의 사이클을 끊어냈다”고 평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합의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을 방문, 마오쩌둥 당시 주석과 만나 미중 데탕트 시대를 연 것과 비교하며 “만약이를 통해 영속적인 긴장완화가 가능하다면 이는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공동성명 내용이 개요 수준이고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어떻게 포기했는지를 미국이 어떻게 검증할지 같은 주요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기한이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WP “양국 정상이 후속 회담과 새로운 양국 관계 설정을 약속했으나 외교 관계를개시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공동성명이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지만 세부사항이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국제정치 전문가들도 이번 회담이 상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는 했지만 실재하는것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앤서니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추가 협상이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불분명하다”며 “(이번북미협상 결과가) 10년 전 우리가 했던 협상 재판으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했다.

미과학자연맹(FAS) 군사분석가인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CNN 방송에 “북핵 문제에 관해 북한이 과거에 한 약속과 비교하면 (이번 북한의 약속이) 사실 현저하게 약하다”면서 “솔직히 이것보다는 강한 것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과가 없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는 게 전반적인 반응이다.

양국 정상이 후속회담을 언급한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다.

마운트 선임연구원도 “어떻게 보든 실패는 아니다”라며 “정상회담이 상호작용 지속으로 이어지고 한반도 긴장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성공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공동성명에 대북제재나 평화협정에 대한 내용이 빠졌지만 6·25 전쟁 당시 실종된 전쟁 포로와 전쟁실종자의 유해 송환을 명시한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