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자력발전소 3호기에서 원자로를 식히는 용도로 사용되는 중수가 3.6톤이나 누출돼 근로자 29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단 한수원 측은 피폭량이 연간 제한치보다 낮아 건강상 위해가 될 정도의 피폭은 없다고 밝혔다. 피폭량이 최대 2.5mSv로 원전 근무자의 연간 허용 피폭량 20mSv에 비해 낮은 수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의 연간 피폭 허용량이 1mSV인 점을 감안하면 2배가 넘는 피폭량이다. 원전 근무자에게 허용치 기준이 높다는 점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원자로 외부에서 기체성 방사성 폐기물인 삼중수소도 7.0TBq 검출됐는데 연간 배출 제한치의 약 0.03% 라고 밝혔다. 원전 관계자가 조금이라도 체내에 삼중수소가 들어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한 점은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는 작업자가 냉각수 배수 밸브를 잘못 조작하여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수원 측은 새어나온 중수는 대부분 회수돼 발전소가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피폭선량이 적어 특별하게 조치할 직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원전 측 말대로라면 수습이 잘 되어 위험 상황은 아니란 뜻이다.

하지만 월성 3호기가 작년 10월에도 밸브 고장으로 중수 110㎏이 누설돼 약 3개월 동안 가동이 중단된 바 있어서 이번 사고가 더 우려스럽다. 월성 3호기는 계획예방설비를 위해 운전이 정지 된 중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감독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조사단을 현지에 긴급 파견하여 조사에 착수했다. 정밀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과 대책, 피폭된 근로자들의 안전유무에 대해 정확한 조사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사고 사실이 알려진 이후 환경단체나 일부 주민들은 원전의 안전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30년 넘게 생활권 내에 여러 기의 원전을 두고 있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사고 소식에 대한 반응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월성 1호기 수명연장과 조기폐쇄를 둘러싼 입장차로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이어서 주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불안감 속에서도 상당히 복잡한 양상이다. 경주 대지진 이후 지진이 원전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소인 점은 묵과하기 어렵다. 최근 라돈침대로 인해 생활 속 방사선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원전에서 누출사고가 났다고 하니 더욱 놀랄 수밖에 없다. 이번 사고에 대해 더욱 철저한 원인 분석과 대책을 내놓아야 근거 없는 불안감이나 공포감도 해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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