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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향기] 마비

김명철 2018년 06월 13일 수요일


마비

내가 나를 베고 잤는지
누가 내 팔을 베고 잤는지
몇 주일 전부터 오른쪽 손과 팔이 자꾸 저리다

네가 나에게로 오고부터
가슴에 구멍이 난 채 초점 없는 눈빛으로
돌멩이나 발로 차며 나에게로 오고부터
마음에는 자주 침을 발라왔지만

내 목이 거북목이라
목뼈가 신경을 압박하기도 하겠지만
손톱에 멍이 들고 뒤꿈치만 갈라지는
구 개월 노동의 뒤끝이기는 하지만
오래된 마음의 병이 온몸으로 퍼지고 있나 보다
발가락 끝도 둔해지는 것 같다

너로 인해 과욕처럼
절반의 사람들이 나에게로 오고부터
내 마음이 내 것이 아니었듯이
이제는 내 살도 내 살이 아닌 것 같다

어디에 바늘을 꽂아야 하나





김명철 시인

1963년 충북 옥천출생, 200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짧게, 카운터펀치’ ‘바람의 기원’등, 아르코창작기금 2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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