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언과 관련,북미 간 대화 기간에는 대화를 진전시킬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현시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의미나 의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북미 간 한반도 비핵화 및 관계 구축을 위한 진지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기간에는 이런 대화를 더욱 원활히 진전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맥락과 유사한 것으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축으로 하는 현재의 북미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북한의 반발로 대화동력을 저하할 수 있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직후 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워 게임’으로 지칭하면서 “우리가 (북한과) 매우 포괄적이고 완전한 합의를 협상하는 상황에서 워 게임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매우 도발적인 상황이기도 하다”고 했고,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우리가 북한과 선의로 협상을 진행하는 한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14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어 이 내용을 포함한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결과 공유 차원에서 김 위원장과 핫라인 통화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아직 예정하지 않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미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어제 한미정상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합의 내용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과 이를 위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때에 이어 7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8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발생했을 때 취임 후 처음으로 NSC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14일에 열리는 회의는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7번째 NSC 전체회의다.

김재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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