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상황 속에서도 두아들이라는 존재가 저를 버틸 수 있게 했습니다. 장성해 결혼까지 시킨 지금 제2의 행복한 인생을 더불어 살아가겠습니다.”

김정순(58) ‘울 엄마손 김치’ 대표는 소규모 김치 사업을 시작해, 10년여만에 회사를 100배 넘게 성장 시켰다.

김 대표는 당초 사업과는 거리가 먼 직장인이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매순간 절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국내 굴지의 유명 정수기 회사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팀장’ ‘지국장(대기)’을 거친 영업의 달인이다.

김 대표는 일반 직원 이던 ‘코디’ 일을 할 당시 전국에서 순위안에 들 정도의 업무 능력을 자랑했다.

자연스럽게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한 팀을 맡게 됐고 팀장으로서 자신에게 리더십이 있다는 걸 알게됐다.

회사에서는 일반직원인 ‘코디’ 전국 콘테스트와 더불어 코디들이 모인 팀의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자리가 있는데 김 대표는 수차례 상을 수상했다.

탁원한 리더십과 업무 능력으로 팀을 전국 최우수팀으로 수차례 이끈 것이다.

그러나 직원들을 독려하고 고객들과 소통하던 중 오른쪽 성대에 마비가 오는 증세를 느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팀장 재직 시절인 지난 2002년 후두암 판정을 받았다.

사표를 들고 회사를 찾아갔지만 받아주지 않았다.

회사는 김 대표가 무난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남아주길 바랬다.

김 대표는 “그때 회사를 그만뒀으면 좋지 않은 생각만 하다 건강이 더 좋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병원도 열심히 다니고 긍정적으로 치료한 결과 기적적으로 2009년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암을 이겨내고 지국장 시험과 면접도 무사히 통과했지만 김 대표를 시기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은 돌이킬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자신을 향한 공격은 이겨낼수 있었지만 같이 고생하고 있던 팀원들과 직원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회사를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퇴사 후 지난 2009년 혼자서 시작한 김치 사업 매출은 연 1천만 원이 고작이었다.

위기를 같이 이겨내는데는 든든한 두아들의 힘이 컸다.

큰 아들은 매달 부족한데 보태 쓰라며 100만 원을 보내줬다.

대학생 작은 아들은 수십㎏의 김치를 새벽마다 배달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방학과 쉬는 날마다 도왔다.

2~3년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 대표의 영업 능력과 도전 정신, 성실함, 두 아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사업은 정상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직원 10명 고용에 매출 10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 매출 12억 원을 바라보는 중견급 회사가 됐다.

김 대표는 “두 아들에게 열심히 사는 엄마의 모습,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주고 싶었다”며 “이제 여유가 생겼지만 10년은 더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서 살 것”이라고 말했다.

주재홍기자/jujae8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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