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청 전경. 사진=연합
인천시청 내에서 민원인이 공무원을 총기로 위협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가동되는 시점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향후 청사 내 보안 문제가 박 당선인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20일 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0시30분 인천시청 민원실에서 민원인 A씨(64)가 근무 중인 공무원들을 총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인천시가 잘못된 행정을 하고 있고, 공무원들이 불신 행정을 하고 있다”며 욕설과 함께 소리쳤고, 이어 가스총을 꺼내 민원실 담당 공무원들에게 총구를 겨눴다.

A씨의 고성과 위협은 15분가량 지속됐으며, 민원실 창구 담당 공무원이 진정을 시킨 후에야 위협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갔다.

민원실에는 상시 배치돼 근무 중인 청원경찰이 없었으며, 민원인이 돌아간 후 신고를 받고 청원경찰이 출동했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된 후였다.

당시 현장에 있던 공무원은 “민원인이 총을 꺼내 총구를 겨누니 정신이 없었다”며 “CCTV를 통해 당시 상황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992년부터 인천시와 시 산하기관 등에서 16년간 청원경찰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가스총은 4~5년 전 부천 총포사에서 구입했다.

A씨는 관광객들이 거주지 인근인 소래포구 해안도로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일을 벌였다.

A씨는 남동구청에 찾아가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모두 치운 점 등을 감안해 표창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A씨는 “소래포구 인근에 쓰레기가 많지만 공무원들이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항의한 것”이라며 “가스총을 꺼내긴 했지만 정말 쏠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최근 인천에서 부부싸움 중 아내를 가스총으로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는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만큼 총기 위협은 중대한 범죄다.

이번 사건은 인천시청 내 공무원들이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실제 인천시청 민원실은 하루에 적게는 수건, 많게는 수십건까지 악성민원인이 고성을 지르는 등 업무처리를 방해하고 있다.

최근에는 악성민원인이 서류를 공무원 얼굴에 던지는 일이 발생했으며, 욕설을 하는 일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전무수 시 행정관리국장은 “조치를 취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로 확인될 경우 경찰 조사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정기자/ck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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