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양보 없는 무역전쟁이 상호 난타전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거액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도 그만한 규모의 관세 부과를 호언하는 식이다. 두 나라가 서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잃을 게 더 많다고 말하고, 중국은 미국의 경제가 자멸할 것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서로 승자가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는 것이다. 양국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이에는 이’ 식의 전략으로 나가다가는 양국 모두 경제 손실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격차로 인한 미국의 손해에 매우 민감하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느 국가와도 무역전쟁을 불사하지 않고 있다. 경제에 있어서만큼은 동맹국이 없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할 정도다. 오로지 미국의 경제적 이익만이 최우선 순위에 있는 것이다. 그런 미국에게 중국의 대미수출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보다 1천 3백억 달러 이상 많은 현실은 반드시 타개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중국이 반발하자 백악관 관계자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후퇴 없이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결국 미중 양국이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보복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어느 나라가 더 유리할 것인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다. 무역구조와 규모, 국내외 경제 상황 등을 따져보았을 때 미국은 중국에 대해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산 제품에 대해 2천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언급하자 중국도 이에 동등한 규모와 품목으로 대응하겠다고 맞받아쳤지만 중국이 미국산에 대해 그만한 관세부과를 할 수 있는 규모가 안 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들이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도 있어서 결코 어느 나라의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 일단 대미·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양국의 무역전쟁에 우리 경제가 입을 피해를 먼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의 경우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섣부른 위기감 조성은 금물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출 국가 다변화 등 구체적·장기적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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