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이 21일 영종도 갯벌에 설치된 불법어구를 방치했다며 직무유기로 중구청을 경찰에 고발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날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종도 갯벌 불법 칠게잡이어구를 방치한 중구청을 경찰에 고발한다”며 “실태를 알고도 조치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자연환경보전과 해양환경관리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영종도 서쪽 용유해변에 방치된 불법 칠게잡이어구가 북측 일대에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 칠게잡이어구는 지름 10~30cm, 길이 2~3m의 플라스틱 관을 반으로 갈라 그물망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녹색연합은 방치된 불법 어구의 길이도 수 ㎞에 달하고 무게도 수 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칠게는 유기물을 분해해 갯벌을 건강하게 만드는 ‘갯벌파수꾼’으로 불린다.

지역주민의 주 수입원인 낙지의 먹이이며 세계적 멸종 위기 조류인 알락꼬리마도요의 가장 주요한 먹이다.

녹색연합은 불법어구로 칠게 개체 수가 감소하면 갯벌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중구청이 용유해변의 해양환경보전을 약속한 뒤에도 책임 회피와 말 바꾸기를 일삼았다”며 “이번 고발을 계기로 중구청이 경각심을 갖고 영종도 갯벌 해양환경보전에 체계적인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중구 관계자는 “예산상의 이유로 2015년 이전 설치된 어구를 수거하지 못한 것”이라며 “올해 확보한 공유수면 장애물 제거사업 예산 1억 원을 투입해 불법어구를 수거하겠다”고 말했다.

강명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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