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진보’표현 명시를 추가한 당 정체성을 놓고 옛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월 창당 선언문에서 당의 정체성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이라고 규정했지만 지방선거 참패 직후인 지난 19∼20일 비대위원·국회의원 워크숍 결과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새로운 정당’으로 수정했다.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합리적 중도’를 ‘합리적 진보’로 바꾼 것이다.

이에 바른정당 출신 이지현 비대위원은 21일 페이스북에서 “합리적 진보 + 개혁적 보수당? 합의하지 않았다. 워낙 많은 이견이 있어서 함께 논의하자는 분위기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비대위원과 의원 전원이 함께 회람하고 의견을 내기로 했는데 그런 절차적 민주주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다른 바른정당 출신 인사도 “‘개혁 보수’를 강조해 온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이 전체 30명 중 21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대해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당은 치열하게 토론해야 하지만 만장일치는 있을 수 없다”면서 “워크숍에서 숱하게 토론했고 모두가 그렇게 공감했다”고 주장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에 개혁보수 지향 정치인과 합리적 진보 지향 정치인이 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며 “워크숍에 불참한 유 전 공동대표 등에게 워크숍 논의 내용과 입장문 발표 배경을 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재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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