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경계도시인 구리시는 인구 20만명을 바라보고 있는 강한 야권 성향의 지역으로 지난 2016년 4월 자유한국당 백경현 시장이 보궐선거로 당선됐었다. 그러나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안승남 후보가 5만7천895표로 백경현 현 시장(3만8천562표)을 누르고 시장직을 거머줬다. 안승남 당선인은 1992년 구리시 교문2동 두산(구 동현 임대아파트) 분양가 대책위원회 서기를 시작으로 구리시에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구리남양주시민모임 의장과 경기도의회 8대, 9대 도의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구리 발전을 위해 오랜 기간 일해온 안 당선인은 시장으로서 구리시민의 주권 실천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안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 요인은.

“구리시가 특별히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오히려 구리시는 국민의 집단지성이 강하게 살아있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모 언론에 의하면 구리시는 제13대부터 제18대 역대 대선에서 후보자 전국 득표율과 96% 이상 유권자 표심이 일치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수도권 및 강원권 88개 선거구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였던 박영순 전 시장이 유일하게 당선됐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에 비춰볼 때 구리시는 야권이 강한 곳이라기보다 유난히 인물론과 정책론에 강한 곳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60%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정당지지율도 크게 작용했다. 가장 큰 승리의 요인을 꼽으라면 시민과 함께 발로 뛰며 개발한 정책과 공약이 시민들로부터 높은 공감을 샀고, 또 한치의 네거티브도 없는 정책선거가 호평을 받았기 때문인 것 같다.”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 유지의 의무를 가진다. 그러나 선거철만 다가오면 공직사회에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공무원의 주인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이다. 시장은 그저 구리시 소속 공무원들의 재능과 경험을 정확히 파악해 적재적소에 보직하는 제한된 관리권한을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은 시민을 위해 진심으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가장 대우받도록 공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 어떠한 경우라도 공무원 인사에 시장의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돼서는 안 될 것이다. 구리시 공직사회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공무원들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직자들이 자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야간 대학 및 대학원 진학을 적극 지원할 것이고, 또한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사업재개에 대비해 매년 1~2명씩 영어권과 중국권 국가에 장기 해외연수를 보내 국제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장과 공무원 모두 시민을 위해 존재하고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의식을 갖고 한팀으로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수평적 관계를 조성할 것이다. 스포츠, 문화, 토론, 직무연찬 활동 등을 함께 하며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GWDC와 테크노밸리 사업 관련 계획은.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사업은 이미 행정적으로 90% 이상 완료된 사업이다. 정말 어렵고 힘든 고비는 이미 다 넘었다. 하지만 민·관협동사업(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은 그 구조상 민관이 지향하는 목표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대신 그 교집합의 범위를 키우기 위해 상호 배려하고 협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바로 그 첫 번째 교집합이 마스터플랜 등 관련 용역의 재개다. 취임 즉시 용역을 재개해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내년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전까지 충분한 법적구속력이 있는 투자협정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한, 반드시 경기북부테크노밸리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판교테크노밸리의 밝은 부분만 보고 지나치게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말에 판교테크노밸리를 가보면 사람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유령도시에 가깝다. 이곳 근무자 대부분이 지역주민이 아니라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란 이야기다. 구리,남양주테크노밸리는 시민들이 일자리의 직접적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확실한 특화전략을 먼저 마련한 후에 추진해야 한다. 현재 테크노밸리 사업은 유사 민간사업까지 포함하면 약 14개가 진행 중에 있거나 운영 중에 있다. 과잉공급으로 인한 미분양 대책 없이 무조건 구리시가 남양주시와 함께 미분양분을 100% 매입하기로 했다는 것은 큰 유감이다. 이 부분은 반드시 경기도와 협의해 바로 잡은 뒤 사업을 추진해 구리시 재정을 최대한 보호할 것이다.”



―지하철 9호선 연장노선 추진 의사를 밝혔는데.

“지하철 9호선은 지난 5월말 예비타당성 검토결과가 나왔다. 샘터공원~강일역 구간이 제외됐다. 아마도 이 구간의 경제성(B/C)이 높지 않아 서울시가 이 구간을 제외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 경제성 높은 대체노선을 제안해 2021년 수립될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과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최근 다산신도시 입주로 인한 교통난은 심각을 넘어 대란에 가깝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안은 지하철 9호선 연장 밖에 없다고 본다. 그러나 지하철 연장사업은 대단히 많은 예산을 수반하기 때문에 결코 구리시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남양주 등 다른 지자체와 필요성을 공유해 강력하게 추진한다면 7호선과 9호선 모두 구리 연장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유채꽃 축제의 발전에 대한 견해는.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한 축제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한다. 봄철 유채꽃 축제나 가을철 코스모스 축제는 구리시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았지만, 그 컨텐츠는 발전하지 않고 그저 먹고 마시는데 너무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들 정도다. 정말 제대로 된 축제라면 어떤 특정 컨텐츠를 보기 위해 1년을 손꼽아 기다리는 정도는 돼야 한다. 오직 구리시에서만 볼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온 국민 더 나아가 전 세계가 집중하도록 만들어야지 더 이상 우리끼리 모여 먹고 마시는 축제가 돼서는 안 된다. 외국을 가보면 도시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고, 이 때를 맞춰 여행을 준비하는 관광객들도 있다. 한강변에서는 유채꽃, 코스모스와 계절의 정취를 만끽하고, 장자호수공원을 통해 구리시내로 들어와 맛있는 먹거리를 즐기면서 다양한 문화공연을 감상하다가 돌아갈 수 있도록 축제를 새로이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으로 구리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시민이 주인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다. 시민이 주인이라면 당연히 업무인수도 시민과 함께 해야 하지 않겠나. 촛불시민혁명에서 보았듯이 선거 때만 되면 몸을 낮추다가 당선되면 이내 허리를 곧추 세우며, 시민을 아랫사람 취급하는 구태 정치인들에 대한 염증은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적폐라고 생각한다. 이번 ‘민선7기 구리시민 주권 실천단’ 활동을 하면서 다시금 느꼈지만 구리시민의 참여의식 및 수준은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우월한 수준이었다. 시정운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급 시민들도 많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시민참여의 기회를 대폭 확대해 시장과 공무원이 이끄는 도시가 아닌 시민이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구리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것을 모두가 실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장학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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