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이 서늘합니다. 복지와 건축 등 민원이 많은 직렬 공무원들은 악성 민원도 힘든데 흉기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인가요?”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에 이어 총기로 위협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지난 18일 인천시청에서 발생했다.

시민들의 민원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총기를 마주한 일선 민원 담당 공무원들은 ‘패닉’이라는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행정 절차 누락과 공무원들의 경직적 태도 때문에 민원이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시민들에 대한 공공기관의 서비스 정신이 강조되면서 과도하게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과도한 민원은 악성 민원으로 커지게 되고, 또 다른 권력이 돼 담당 공무원들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폭언과 욕설에 이어 이제는 흉기와 총기의 위협을 마주하게 됐다.

실제 지난해 충남 아산시에서는 업무처리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이 손도끼를 들고 청사에 난입해 임산부인 담당 여직원을 위협, 여직원이 실신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더불어 이번 인천시청 총기 위협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무원과 시민들이 위협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또 남성 공무원에 비해 물리력이 약한 여성 공무원들의 비율이 크게 늘고 있는 변화에 발맞춰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여성 국가직 공무원 비율이 50%를 넘어 역대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갱신했다.

영화 ‘부당거래’에서 비리 검사 역할을 맡은 류승범은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라는 대사로 큰 인기를 끌었다.

과거 문턱이 높았던 공공기관은 ‘위화감’을 없애고자 시민 눈높이의 행정에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악성 민원과 흉기로 위협하는 일부 시민들의 행태가 계속된다면 다시 공공기관의 문턱은 높아지고 시민과 공직자 모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주재홍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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