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탄소배출이 제일 많은 도시에 살고 있다.

열흘전 노르웨이의 한 연구팀은 세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도시로 서울을 선정하였다. 물론 이는 서울시를 포함하여 주변 수도권을 포함하는 범위이므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의 주범으로서 세계 각국은 이를 줄이기 위한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지역의 탄소배출원은 교통이다.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지방선거에서도 현안으로 등장한 바 있는데 대기오염물질중 47%를 도로를 이동하는 오염원이 차지하고 있다. 즉, 개인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 특히 철도교통의 이용을 높이는 것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대중교통이용이 개인승용차보다 저렴하고 편리하도록 교통시설을 공급하는 일 이외에도 직장과 주거의 위치, 통근·통학·쇼핑의 이동거리를 짧게 만들어 이동의 필요성을 줄여갈 수 있는 도시관리가 필요하다.



농촌마을이 사라진다.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인은 증가하고 출산가능 여성인구는 감소하여 30년후에는 소멸이 우려되는 시군이 전체시군의 1/3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영남과 호남권 농촌의 고령화는 심각하다. 특히 고령자만 남고 젊은 인구가 떠나간 농촌마을에는 빈집이 방치되고 학교·상가·행정·복지시설의 유지가 어려워 황량해지는 지역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에 반하여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과 일자리는 대도시권,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집중하고 있다. IT·BT·소프트웨어·방송영상·정보통신·금융분야의 기업들은 혁신인력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대도시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으로 모이는 경향을 나타낸다. ‘군산의 눈물’에서 볼 수 있듯이 그간 한국의 제조업을 끌어오던 주력산업들이 침체하강기에 들어서면서 국가산업단지와 주변지역들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비수도권 대도시의 대중교통결절지에 혁신지구를 조성하여 신성장거점을 만들어가야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



국토와 도시를 컴팩트(compact)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이는 일은 전세계적 어젠다로서, 개인승용차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중교통의 이용을 확대하는 일이 시급하다. 고속철도, 광역철도, 도시철도와 버스, 승용차간의 이용과 연계가 편리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승시설의 조성이 필요하다. 또 환승센터에는 교통시설뿐 아니라 판매·유통·행정·복지·문화·컨벤션 시설도 집적하여 한 장소에서 여러 가지 활동들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복합환승센터의 개발도 필요하다. 교통시설이 집적되는 곳은 고밀도의 복합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이 컴팩트 도시를 주변지역과 대중교통망으로 촘촘하게 연결하여 지역전체의 편의성을 극대화하여야 한다. 즉 컴팩트&네트워크 (compact&network)도시개발이 중요한 목표이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국토차원의 컴팩트공간구조, 도시차원의 입지적정화계획, 특히 도야마시에서 볼 수 있듯이 인구가 과소한 농촌취락의 고령자들을 역세권으로 이주시키는 컴팩트 빌리지(compact village)사업을 지원하여 컴팩트 공간정책을 실현해 가고 있다.



대중교통중심의 컴팩트한 도시를 만들자

십 수 년전 판교신도시개발을 시작할 무렵, 신도시의 밀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래야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같은 인구수를 수용하는데에 밀도가 낮으면 더 넓은 녹지를 훼손하여야 한다. 주거환경의 쾌적함을 높이기 위하여 상업?편의기능의 혼재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대신 일상생활의 이동거리가 길어지는 불편함이 커진다.

다양한 교통수단간을 연계하는 환승역을 고밀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복합환승센터를 만들고 상업·업무·행정·복지·컨벤션 등의 기능을 복합화하면 이동거리도 줄이고, 이동시간과 비용을 줄 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특히 신성장산업의 핵심인 혁신인력은 대중교통의 결절에 집적하는 경향이 있어 혁신거점을 육성함에도 매우 유용하다. 안타깝게도 많은 고속철도 환승역이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채 방치되어 있다. 도쿄의 시나가와역, 런던의 세인트팬크라스역, 파리의 북역 등은 컴팩트도시의 중심으로서 당해 도시경제·사회·문화활동의 거점역할을 해가고 있다. 토지를 보유하는 철도공사와 철도공단, 인허가권을 가진 지자체, 사업시행을 맡은 개발공사간의 이견을 좁히는 거버넌스 구축이 핵심이다. 대중교통중심의 컴팩트한 도시를 만들어가자.

김현수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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